<4·15 총선 D-7>코로나發 경제위기에도 ‘反기업 정서’ 밀고가는 민주·시민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부산 지원 李 이낙연(오른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부산 영도구 남항시장에서 한 시장 상인과 주먹 인사를 하며 중·영도 선거구에 출마한 김비오(〃 두 번째) 후보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서울 지킨 黃 황교안(오른쪽 두 번째) 미래통합당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중앙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에게 중·성동을 선거구에 출마한 지상욱(오른쪽) 후보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각당 경제공약 점검

20대 총선 공약서 단어만 바꿔
中企 지원·대기업 규제가 기조
소주성 · 공정경제 그대로 유지
혁신분야선 ‘동반성장’에 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대기업까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산업계가 급속히 위기에 빠져들고 있지만,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 선거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총선) 경제 분야 공약을 보면 정책 대전환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권의 경제 인식 바탕에 깔린 ‘반(反)기업 정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8일 민주당의 21대 총선 공약집에 따르면, 민주당이 제시한 5대 핵심 가치 중 ‘공정’과 ‘포용’은 중소기업 지원-대기업 규제를 근본 기조로 삼고 있다. 상시 업무 정규직 고용 원칙, 근로관계 승계 제도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주택 임대료 상한제,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노동관계법상 권리 보장 추진 등이 주요 공약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의 경제정책 방향 설정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20대 총선 공약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4년 전 민주당 공약집에는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 방지’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이번 공약집에는 ‘재벌의 부당한 지배력 남용과 특혜 근절’이란 항목이 있다. 또 당시 공약에 포함됐던 상시적 업무 정규직 고용 의무화, 원청의 근로조건 승계 의무화, 특수고용직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 ILO 핵심협약 비준,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 등이 이번에도 단어만 조금씩 바뀌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심지어 21대 총선 공약에서는 ‘혁신’ 분야조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요기업(대기업)과 공급기업(중소·중견기업) 협력모델 강화, 중견기업 성장 촉진, 중소기업 혁신제품 시장 진출 지원 등 동반성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대기업에도 도움이 될 공약은 미래차 지원, 화학물질관리 중복규제 해소 정도에 불과했다. 그나마 탄소세 도입 등 규제 강화 공약이 동반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코로나19로 실물·금융 동반 위기가 닥치면서 경제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른바 ‘가진 자’에 대한 적대감에 기초한 정책 기조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당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10대 공약은 게재돼 있으나 추상적 수준이고, 당 홈페이지에는 별도 공약집이 없다. 어차피 선거 후 민주당과 합쳐질 급조 정당인 만큼 정책 개발에 큰 힘을 쏟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민주당과 시민당은 ‘결혼’한다고 포스터까지 만들고 공동 정책공약을 발표 중이다. ‘위성정당’의 정책 부재, 공약 베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당 공약을 유심히 살펴봤는데, 소득주도성장이나 공정경제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 경제가 이제는 후퇴를 넘어 붕괴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고, 세계 경제가 동반 위기에 처한 상황인 만큼 경기침체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해결책은 결국 규제 완화”라며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그에 따라 소비가 살아날 수 있도록 ‘안 되는 것 빼고는 전부’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이승주 기자

▶ 2020총선, 나와 딱 맞는 정당 찾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