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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온라인 개학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9일(木)
고3 “과제파일 올리고 3분만에 수업 끝”… EBS도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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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개학’ 첫날 EBS는 접속 차질 고3과 중3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 3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조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원격수업이 진행된 ‘EBS 온라인 클래스’ 사이트에 “접속을 할 수 없다”고 올라온 영문 안내 문구 화면. 곽성호 기자, 독자 제공

자료만 첨부 일방향수업 많아
야외서 걸으며 ‘접속’ 학생도

“로그인 안돼” “시간만 버린다”
학생·학부모들 불만 목소리


“1교시 들어가 보니 수업시간이 45분인데, 동영상은 5분이네요.”

9일 전국의 중3·고3 학생들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지만, 곳곳에서 시행착오가 벌어지고 수업 질에 대한 원성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학생·학부모들이 ‘원격수업 풍경’으로 기대했던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은 작았고, 아예 EBS 강의로 채운 학교도 많아 “이렇게 할 바엔 개학을 연기해 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3학년 5반 교실. 1교시 체육 원격수업을 맡은 김우영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홀로 노트북을 켜고 ‘온라인 교실’에 접속했다. 출석 시간에 맞춰 이 반 학생 23명의 얼굴이 ‘줌(zoom) 화상회의’ 화면에 나타나야 했지만 2명이 보이지 않았다. 3반 교실에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심리학 수업이 진행됐다. 전원 출석했지만 야외에서 길을 걸으며 휴대전화로 교실에 접속한 학생도 있었다. 일부 학생은 영상자료 음성이 들리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이 학교 연구부장인 송원석 교사는 “교실에서 하는 쌍방향 수업은 조명·음질 등에서 품질이 떨어진다”며 “쌍방향 수업 비중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다른 학교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아예 원격수업 시간표를 ‘EBS 수능특강’으로 채운 고등학교들도 있었다. 이런 탓에 이날 온라인상에는 부실한 원격수업에 대한 볼멘소리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한 고3 학생은 “영상은커녕 교과서 자료와 PPT 파일만 올라와 있다”며 “3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걸 시정표에 따라 해야 한다고 남은 47분은 공강이 됐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양과 질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비효율적”이라며 “이렇게 할 바엔 개학을 연기해 달라”고 꼬집었다. 중3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30분째 로그인도 못 하고 있다. 선생님도 오늘은 로그인이 잘 안 될 거라고 한다”며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성급하게 온라인 개학을 준비한 교육청이 정말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한 고3 학부모는 “EBS 수능특강만 틀어주는데 컴퓨터 앞에 앉으면 게임밖에 더하겠냐”며 “수업이라는 게 지문 보고 요약하기 정도라는데, 고3 엄마 속 터져 죽기 전에 개학하게 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다들 우왕좌왕 접속도 못 하고, 올려져 있다는 영상은 없고, 라이브인지 단방향 영상인지도 안 알려주고, 준비를 안 했으면 개학을 하지 말지” “선생님들도 준비가 안 돼 있고, 시간만 버린다” “말만 개학이고 EBS 듣는 수업이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일선 학교들은 교육부의 급작스러운 온라인 개학 결정, 인프라 부족, 원격수업 지원 시스템의 불안정 등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원격수업 경험도 없고, 인프라도 안된 학교에 일주일 만에 양질의 수업을 만들어 내라는 건 무리”라며 “학생·학부모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이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교육부가 온라인 개학을 공식 발표한 것은 9일 전이다. ‘원격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은 이틀 전(7일), ‘원격수업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실천 수칙’은 하루 전(8일)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경북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교에 공유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쌍방향 수업이 불가능해 교사들이 직접 녹화한 영상이나 EBS·유튜브를 활용하기로 했다”며 “제대로 된 온라인 수업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윤정아·서종민 기자
e-mail 윤정아 기자 / 국제부  윤정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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