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修끝 대권후보 바이든, ‘경합주·중도층 강세’ 강점

“풍부한 국정 경험 소유” 평가
고령·빈약한 토론능력 약점

8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중도 호소력과 본선 경쟁력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중도 하차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당내 경선 표에 이름을 남겨 민주당 정책 공약에 영향력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화려한 정치 이력과 풍부한 국정 경험의 소유자로 평가된다. 그는 29세 때인 1972년에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도전해 최연소로 당선됐고 내리 6선에 성공해 민주당의 대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36년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8년 간 부통령을 맡았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최대 강점은 본선 경쟁력이다. 그는 대선 승리의 승부처로 꼽히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다소 강세다. 트럼프 지지층인 중서부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도 성향 정책으로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는 확장 전략을 펼친 점도 강점이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공화당과 협력을 모색하는 등 초당적 자세를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올해 77세의 고령이라는 점은 약점이다. 기성 정치인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만약 당선되면 내년에 78세로 취임하며 미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된다.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빈약한 토론 능력도 단점으로 꼽힌다. 차남 헌터 바이든도 부담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회사에 임원으로 채용된 뒤 부당 이득을 취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해왔다. 헌터가 중국에서 주식 펀드를 운용하면서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해 부정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헌터는 미국에서 ‘타블로이드 헌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5년 형이 사망한 직후 형수인 홀리 바이든과 연애를 했기 때문이다. ‘막장 로맨스’란 비판을 받은 헌터와 형수와의 관계는 약 2년 만에 끝났다.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한 샌더스 상원의원은 선거운동 중단과 별도로 남은 경선 기간 투표용지에 이름을 계속 올려 대의원 확보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민주당 공약에 영향력을 미치면서 반(反)트럼프 진영의 결집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도하차는 강성진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지지율이 높게는 30%포인트 넘게 샌더스 상원의원을 앞섰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경선 포기를 선언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꼽기도 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이길 수도 없으면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중요한 일을 방해하는 선거운동을 도의적으로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