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20.5.27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10일(金)
가수 18명이 녹음해 모은 ‘방방프로젝트’… 힘들 때 희망 주는 게 슈퍼스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이한철 ‘슈퍼스타’

유채꽃밭을 갈아엎는 뉴스 때문에 우울하던 차에 ‘벚꽃 엔딩’이 휴대전화에 뜬다. ‘벗꽃 보고 힘내세요’. 전송인은 ‘벚꽃’을 ‘벗꽃’이라고 썼다. 의도인가, 실수인가. 맞춤법은 어겼지만 상한 마음 달래기엔 안성맞춤이다. 다정한 벗이 있으니 슬픔도 힘이 된다.

간단한 퀴즈로 시작한다. ‘너에 대한 기억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밤으로부터 나타난다/강은 그 그치지 않는 슬픔을 바다와 섞는다’. 정현종 시인이 번역한 이 시의 제목은 무엇의 노래일까? 원작자는 파블로 네루다(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정답은 두 글자. 남성듀오 캔의 노래를 들려준다. ‘세상에 사랑을 지켜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사랑이 무너지는 건 정말 순간이었다’.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명언도 힌트다.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면 희망을 만들어내야 한다.” 희망의 맞은편에서 구덩이를 파고 기다리는 이것은 과연 무얼까.

캔의 노래는 ‘절망’이고 네루다의 시 제목은 ‘절망의 노래(The Song of Despair)’다. 시집(시가 사는 집)엔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가 동거한다. 절망이 하나면 사랑은 스물이다. 절망이 사랑을 이길 수 없으므로 사랑은 희망의 이웃일 수밖에 없다.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기억의 강물은 1994년 MBC 대학가요제로 흘러간다. 초대가수 중에 강산에가 있었다. 광야의 예수 같은 모습으로 리허설에 나타났다. 엄혹한 시절이라 장발은 출연금지. 제작진이 보헤미안 모자를 권했지만 “죄송하다”고 한 마디 남긴 채 홀연히 가버렸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즉석 오디션을 했다. ‘두만강 푸른 물에/노 젓는 뱃사공을 볼 수는 없었지만’(강산에 ‘라구요’ 중). 당선자(?)는 대구·경북 대표였다. 영남대 4학년 이한철(사진)은 양희은(아침이슬), 김광석(타는 목마름으로), 안치환(광야에서) 등 쟁쟁한 게스트와 함께 특별무대에서 ‘라구요’를 열창했다. 경연에선 자작곡 ‘껍질을 깨고’로 대상을 받았다. ‘제발 좀 나를 그냥 내버려 둬/무엇이 거짓인지/우린 서로 알고 있어’. 시상자는 전년도 수상자인 김동률(전람회)이었다. 캔의 배기성도 1993년 대학가요제에서 ‘노을진 바다’로 은상을 받았다.

이한철을 다시 불러낸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감염확산 우려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하는 시기에 가수 18명이 각자 방에서 녹음한 걸 모아 완성한 ‘방방(room-room) 프로젝트’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레퍼토리는 강장제 광고로 유명해진 그 ‘응원가’다. ‘괜찮아 잘 될 거야/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괜찮아 잘 될 거야/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선창하면 누구나 따라 부르지만 제목이 ‘슈퍼스타’(2005)라는 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슈퍼스타’(1971)는 남매듀오 카펜터스의 히트넘버로도 유명하다. ‘기타소리 달콤하고 청아하지만(Your guitar it sounds so sweet and clear)/그대 진정 여기 없네(But you’re not really here)’. 음악동네에선 한때 끝내주던 스타(Top of the world)가 이미 끝나버린 스타(The end of the world)로 추락하는 일이 비일비재다. 무대 위 조명 아래서 박수 소리에 취해있다간 ‘반짝스타’ 되기에 십상이다. 시대의 어둠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야 진짜스타가 된다.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중략)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별들을 낳을 수 있다’(정진규 시 ‘별’ 중).

어려운(어두운) 시기에 희망을 노래하는 가수야말로 진정한 슈퍼스타다. 이한철이 처음부터 희망의 메신저였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맘대로 세상 살기 어려울 걸 (어려울 걸)/잘해봤자 안 되는 건 안 돼’. 제목조차 ‘안 되는 건 안 돼’(2004)다. 나중에 그는 이런 인터뷰를 남겼다.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안 되는 건 안 돼’라고 지었더니 엄청 안 되더군요.” 음악동네의 부자는 두 부류다. 내부자도 있고 기부자도 있다. 기부는 재산으로 할 수도 있고 재능으로 할 수도 있다.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 많이 본 기사 ]
▶ 자동차 앞유리로 날아와 박힌 거북이…운전자 “경악”
▶ 화성 폐가서 19세 여성 등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
▶ 한상진 “진보세력 기득권화 심화… 더이상 시민사회 대변..
▶ ‘핵주먹’ 타이슨 ‘도끼살인마’와 248억원 맨주먹 대결 제안..
▶ 이선희, 재혼 14년 만에 협의 이혼…내달 정규 16집 발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손석희 공갈미수 혐의’ 김웅 징역 ..
버스 안에서 공포에 질린 미성년자 1..
제주 20대 여성 시신 미라 상태로 발..
하재주 “脫원전은 대통령의 뜻… 거역..
Q. 30대 중반 전문직 여성인데 연봉 ..
topnew_title
topnews_photo 수억 원대 원정도박을 했다가 지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39)가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서울..
mark화성 폐가서 19세 여성 등 남녀 4명 숨진 채 발견
mark‘핵주먹’ 타이슨 ‘도끼살인마’와 248억원 맨주먹 대결 제안받아
한상진 “진보세력 기득권화 심화… 더이상 시민사..
자동차 앞유리로 날아와 박힌 거북이…운전자 “경..
‘부따’ 강훈 “협박당해 가담…조주빈 단독 범행이었..
line
special news 봉준호·송강호, 세계 온라인 영화축제 ‘위아원’에..
29일부터 열흘간 유튜브 상영… 작품·참가자 확정칸국제영화제 사실상 무산 속 영화제 21곳서 작품100편..

line
민주당 “상임위원장 18석 모두 갖겠다”
한명숙 ‘1억 수표’ 유죄 증거에도… 법무부 “진상조..
‘9일째 잠적’ 윤미향, 변호사 선임 등 ‘법적 대응’ 나..
photo_news
‘투명보호복 속 비키니’ 간호사 응원 인증샷 줄..
photo_news
류현진 연봉 247억원, 4분의 1로 삭감될 판
line
[Consumer]
illust
환급 거부·연락두절까지… ‘꽝, 꽝’ 로또 예측 서비스
[지식카페]
illust
양심에 찔리면 ‘부끄럽고’… 체면이 깎이면 ‘창피하다’
topnew_title
number ‘손석희 공갈미수 혐의’ 김웅 징역 1년6개월..
버스 안에서 공포에 질린 미성년자 15분간 ..
제주 20대 여성 시신 미라 상태로 발견…경..
하재주 “脫원전은 대통령의 뜻… 거역할 수..
hot_photo
탁현민, 靑 사표 후 승진 발탁 이..
hot_photo
트로트 신동 정동원 고향 하동에..
hot_photo
악플 시달린 20대 여자 프로레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