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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10일(金)
평행세계 베일 벗는 ‘더 킹’… 김은숙 ‘시청률 신화’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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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킹-영원의 군주’는 각기 다른 차원인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행세계’를 다룬다. 화앤담픽쳐스 제공

- SBS 금토극 17일 방영

대한제국 - 대한민국 동시 존재
넘나드는 문 열리며 혼돈 빠져
힘 합치는 황제-여형사 이야기

사랑 - 판타지 멜로 - 휴머니즘
김은숙 세계관 끊임없이 확장
뜨겁고 애달픈 로맨스는 불변


김은숙 작가가 돌아온다. 2004년 ‘파리의 연인’ 이후 11타석 연속 홈런을 친 김 작가의 신작 SBS 금토극 ‘더 킹-영원의 군주’(더 킹)가 17일 베일을 벗는다.

김 작가의 드라마는 항상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박신양·현빈·송중기·공유 등 당대 최고의 스타를 배출하고 “애기야 가자”(파리의 연인), “이게 최선입니까?”(시크릿가든), “∼지 말입니다”(태양의 후예) 등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는 유행어를 낳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이 줄고 TV 시청 시간이 늘고 있는 터라 ‘더 킹’을 향한 기대감은 더 크다. 과연 김 작가는 12연속 성공을 거두며 불패 신화를 이어갈까?

◇판타지와 로맨스…김 작가의 주무기

김은숙은 현실과 판타지를 가장 적절하게 버무리는 작가다. ‘시크릿가든’에서는 남녀의 몸이 뒤바뀌었고, ‘도깨비’에서는 700년 넘게 살아온 도깨비의 시공을 초월한 이야기를 그렸다. 그리고 ‘태양의 후예’는 가상의 지역 우르크에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이번에 김 작가가 펼치는 세계관은 ‘평행세계’다.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라는 두 개의 공간이 각기 다른 차원에서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입헌군주제인 대한제국에는 고풍스러운 궁이 들어선 반면 대한민국은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여 있다. 각각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 분)과 대한민국의 형사 정태을(김고은 분)이 주인공이다. “신이 인간 세상에 악마를 풀어놓았고, 악마는 평행세계의 문을 열고 말았다”는 이곤의 내레이션에서 알 수 있듯, 두 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평행세계의 문이 열리며 사회적 혼란이 벌어지고 이 문을 닫기 위해 공조하는 이곤과 정태을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포개진다. 드라마의 특성상 남녀 간 강한 화학 작용이 일어나야 대중이 열광한다는 것을 김 작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남녀 주인공은 곧잘 열애설에 휩싸이거나 실제로 연인으로 발전한 사례도 적잖다.

한번 주인공으로 기용했던 배우를 재차 섭외하지 않기로 유명한 김 작가가 이번에는 ‘상속자들’의 이민호와 ‘도깨비’의 김고은을 다시 선택한 건 참신한 시도다.

◇3단계로 진화한 김은숙의 세계관

16년에 걸쳐 드라마 12편을 선보이며 김 작가의 세계관은 변화를 겪는다. 30대 초반이던 초창기 작품은 ‘사랑’에 천착한다. ‘파리의 연인’(2004)과 ‘프라하의 연인’(2005), 그리고 ‘연인’(2006)으로 이어지는 소위 ‘연인 3부작’이 이를 증명한다. 재벌과 말단직원, 외교관과 경찰, 조폭과 의사 등 접점을 찾기 힘든 남녀를 절묘하게 사랑의 끈으로 이으며 이를 지켜보는 청춘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2010년 이후 ‘김은숙 표 판타지 멜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재벌과 스턴트우먼의 몸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시크릿가든’(2010)은 그 정점을 찍었다. 또한 부유층과 사회배려자 계층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상속자들’(2013)부터 중년 남성들의 사랑 방정식을 보여준 ‘신사의 품격’(2012)까지, 연령대별로 이야기 폭을 넓혔다.

김 작가의 작품 세계는 2016년 이후 또 한 차례 변화를 겪는다. 매년 작품을 선보이던 김 작가는 2014∼2015년 2년간의 공백 후 ‘태양의 후예’(2016)를 내놨다. 군대가 배경이고, 사전제작된다는 우려 때문에 몇몇 배우들이 출연을 꺼렸던 이 작품에서 김 작가는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피어오르는 휴머니즘과 인간애를 강조한다.

‘도깨비’(2017)는 인간의 삶과 죽음, 윤회 사상을 깊이 통찰하며 재미에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를 다룬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는 역사의식까지 더하며 작가의 세계관을 확장했다. 양반집 규수를 포기하고 항일을 위해 총을 잡는 고애신에게 유진초이가 “꽃으로만 살아도 될 텐데”라고 묻자 “나도 그렇소.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라고 고애신이 답하는 장면은 입에 착 달라붙던 김 작가 특유의 ‘말맛’의 진일보를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세 작품 모두 김 작가 특유의 애달프고 쫀쫀한 남녀 간 사랑의 온도는 조금도 내려가지 않았다. 16년간 무너지지 않은 김은숙의 힘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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