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문화 시점>美 ‘마블’처럼 세계관 담은 작품 제작… “할리우드와 싸워 100% 이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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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 영화는

웹툰은 한국 영화의 주요 소재로 자리 잡았다. 1, 2편을 합해 2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신과 함께’ 시리즈와 ‘내부자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끼’ 등 흥행작을 포함해 수십 편의 웹툰이 영화로 제작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시동’과 ‘해치지않아’ 등 웹툰 원작 영화가 관객과 만났다.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구축해 영화로 제작하는 작업도 시도되고 있다. 영화제작사 용필름은 만화콘텐츠 제작사 와이랩의 ‘부활남’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이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의 백종열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임승용 용필름 대표는 “원작 웹툰 내용의 3분의 1 정도를 가져오고 나머지 부분은 새로운 이야기를 덧씌운다”며 “웹툰은 부활하는 인간을 다뤘지만 영화에서는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 이후의 인간 종족이 출현해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어 “마블이 ‘아이언맨’ 성공 이후 세계관을 확장했듯 ‘부활남’을 통해 동양적인 세계관을 펼칠 것”이라며 “6∼7만 년 지속된 호모사피엔스 멸망 후의 인간 종족은 우리와는 다를 것이라는 상상으로 세계관을 구축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프리 프로덕션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웹툰은 할리우드 프로젝트와 싸워서 100%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기술과 자본력이 문제지만 K-팝, K-드라마와 같이 K-웹툰도 경쟁력을 갖췄다.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웹툰을 전문으로 영화화하는 회사도 생겼다. 2018년 설립된 스튜디오N은 네이버웹툰의 자회사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원작 웹툰이 성공적으로 영상화되도록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스튜디오N은 웹툰 10여 편의 영화화를 기획하고 있다. 스튜디오N 관계자는 “배종 감독이 연출할 ‘상중하’와 박진표 감독의 ‘용감한 시민’, 한지수 감독의 ‘연애의 정령’ 등이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웹툰 ‘스틸레인’을 각색해 만든 영화 ‘강철비’의 후속작인 ‘정상회담’이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틸레인’의 작가며 ‘강철비’의 연출자인 양우석 감독은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과 손잡고 웹툰 ‘정상회담 : 스틸레인3’와 영화 ‘정상회담’을 동시에 기획했다.

영화 ‘정상회담’은 ‘강철비’를 잇는 작품으로, 정우성과 곽도원 등 배우들도 그대로 나오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며 캐릭터도 바뀌었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며 정우성이 남한 대통령을, 곽도원이 북한 고위 간부를 연기했다. 양 감독은 인터뷰 영상에서 “남북문제는 여러 나라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고, 우리의 모습을 같이 냉철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견지에서 시작한 작품”이라며 “‘강철비’가 변화구라면, ‘정상회담’은 직구”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도 K-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제작한 미국 영화사 SK글로벌엔터테인먼트의 아시아 담당인 위니 라우는 “한국 웹툰은 강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다”며 “다양한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한국 웹툰의 영화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웹툰 작가들은 감정과 동기를 부여해 캐릭터를 만들고, 상세하게 이야기를 구성한다”며 “일상을 다루든 판타지를 펼치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한국 웹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