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180석 ‘超 巨與 시대’>법안 단독처리·임명동의 일방처리… 경험 못한 ‘巨與 독주’

  • 문화일보
  • 입력 2020-04-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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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16일 오전 방송사들이 설치한 방송 조명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시민, 180석 의미

전례없는 국회권력 완전 장악
상임위장 18개 중 12개 확보
패스트트랙 단독 처리 가능해
야당의 필리버스터도 무력화
선진화법 자체 수정할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 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전체 국회 의석(300석)의 5분의 3인 180석을 확보하면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어느 여당도 누려보지 못한 강력한 입법권을 지니게 됐다. 여기에 열린민주당(3석)과 정의당(6석), 친여 성향 무소속(이용호 당선인)을 합칠 경우 범진보 의석이 190석에 달한다. 재적 의석의 3분의 2가 필요한 헌법 개정 빼곤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전혀 과장된 게 아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초유의 ‘공룡 여당’이 된 민주당의 행보가 가져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21대 국회 원(院) 구성에서부터 강력한 힘을 과시할 전망이다. 관례상 원내 1당에 주어지는 국회의장 자리는 물론 교섭단체 소속 의원 비율에 따라 배정되는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18개 중 12개 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다.

본회의 개의와 법안 직권상정 등의 권한을 갖는 국회의장의 영향력은 이미 지난해 말 예산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증명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장은 예산안 부수 법안을 먼저 처리하던 관행을 깨고 안건 상정 순서를 바꿔 정부 예산안을 먼저 표결에 부치는 등의 논란을 빚었다.

180석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한 각종 제약을 무력화할 수 있는 의석수다. 다수당의 날치기 법안 처리를 금지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중단 결의가 없는 한 회기 종료 때까지 토론을 이어갈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이는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시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특정 법안을 막기 위한 소수 정당의 ‘무기’가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민주당·시민당은 패스트트랙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다. 현행법은 여야의 견해차가 커 상임위에서 처리가 어려운 법안에 대해 180명 이상이 서명할 경우 패스트트랙에 올려 최장 3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상정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이 패스트트랙을 통해 의결됐는데, 21대 국회에선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 대부분을 이같이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각 상임위 재적 3분의 1 이상 요구로 구성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도 상임위에 민주당 소속 의원이 얼마나 포함되느냐에 따라 무력화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국회선진화법 자체를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감사원장·대법관 등 국회 임명동의가 필요한 직책에 대한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친정권 인사를 일방적으로 옹호해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삼권분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민주당이 사법 개혁을 21대 총선 주요 공약으로 채택한 만큼 인사청문회를 활용한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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