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사이드>불법 평상 Clear~ … 남한산성 계곡 1만7950㎡에 벚꽃길·습지공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남한산성 시민 생태·문화 거점’이 조성될 예정인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광지원리 일원의 한 개울에서 아이들이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다슬기를 잡고 있다.

광주시 ‘시민생태·문화거점 조성사업’ 추진

번천천 일대에 무단 설치한
식당 천막·평상 지난해 철거

市, 40억 들여 휴게공간 조성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만들고
‘한양삼십리길’과 연계 계획도

식당들이 제멋대로 설치한 천막과 평상 등으로 몸살을 앓던 남한산성(사적 제57호) 주변 계곡이 산책로와 생태공원, 문화 광장이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경기 광주시는 17일 남한산성 주변을 흐르는 번천천 일대에 물놀이장과 생태공원, 경관농업단지 등을 조성하는 ‘시민 생태·문화 거점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계곡마다 설치된 불법 영업시설 대신 합법적인 친환경 공간을 조성해 특정 업주의 이익이 아닌 남한산성 일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남한산성은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행락지로,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 늘어선 성첩 주변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풍광을 즐기며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주변에는 닭백숙 등으로 유명한 맛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기도 하다.

남한산성이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로는 이곳을 찾는 발길이 더욱 늘고 있다. 경기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남한산성의 일일 방문객은 2016년 5190명에서 2017년 7750명, 2018년 9140명으로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도를 넘은 상혼 탓에 식당 주인들이 계곡과 국·공유지 일대에 접객용 평상이나 천막을 경쟁적으로 설치하면서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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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등 관리 당국은 지난해 대대적인 불법 시설 단속에 나섰다. 그 결과 11개 업소에서 설치한 17개의 천막과 평상 116개, 계곡으로 이어지는 철제계단 2개 등 무단 설치된 접객 시설이 철거됐다.

문제는 불법 시설이 사라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였다. 시는 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불법 영업시설이 사라진 자리에 친환경 휴게 및 레저 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부지는 남한산성 계곡 번천천 일대 1만7950㎡로, 전부 국·공유지다.

시는 남한산성 행정복지센터에서 계곡으로 이어지는 820m 진입로에 벚나무를 심어 ‘벚꽃 십리길’을 조성하고 계곡 인근 9900㎡ 부지에는 주민들과 함께 메밀과 허브를 재배하는 ‘경관농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농산물과 각종 특산물을 사고팔 수 있는 직거래 장터가 새로 들어서고, 주차시설도 대폭 보강된다.

수심이 얕고 폭이 넓어 불법 영업시설들이 밀집했던 계곡에는 자연 친화적인 물놀이 시설을 만들고, 생태공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물놀이객이 많은 여름철은 물론 사계절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식당과 주민들은 시의 개발 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인근에 지역 특산물 장터와 주차장 등 남한산성 계곡 이용 편익시설 확장 등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면 지역 경제 활성화 마중물이 될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나온다.

사업구간 인근에 자리한 커피숍인 ‘위 베이크’의 안호영(37) 이사는 “점포 위치가 주요 상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진입로가 한정돼 매출에도 한계가 있었는데, 산책로가 생겨 주차장 등이 조성되면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주변에 산재한 광주조선백자도요지, 신익희 생가, 허난설헌 묘 등 인근 역사 공간과 성남민속공예전시관, 경기광주한옥마을, 조선백자 도요전시관 등 핵심 관광자원을 남한산성 생태·문화 거점과 연계해 관광벨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선 시대 영·호남 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갈 때 지나던 관문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복원한 ‘한양삼십리길’(12㎞)과 이달 착공되는 ‘남한산성 보도 설치공사(6.36㎞) 구간과도 연계하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신동헌 광주시장은 “남한산성은 연간 330만 명이 찾고 1000만 명 이상이 접근 가능한 수도권 요지에 자리 잡고 있다”며 “생태·문화 거점을 팔당호, 팔당산삼수목원, 퇴촌식물원, 경안천생태습지공원 등 주변 명소와 연계해 관광벨트로 육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경기)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