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巨與 시대>3040 지지층·노동계 등에 업고 ‘소주성 실패’ 인정안하는 文정부

“정책 바꿔야” 목소리에도
경제 기조 그대로 밀어붙여
“다음정부부터 폐해 드러날것”

탈원전 정책 등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이를 고수하고 있다. ‘정책 실패’라는 진단에도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핵심 지지층과 맞닿아 있는 측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서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이 정부의 경제정책의 폐해가 다음 정권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생색은 현 정부가 내고 책임은 다음 정부가 지도록 하겠다는 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세 축으로 이뤄지고 어느 정도 명암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전부인 양 평가하거나, 그게 실패했으니 경제 기조를 전환하라는 것은 적절치 않은 요구”라고 밝혔다. 실제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자 문재인 정부는 슬그머니 ‘포용적 성장국가’라는 말로 이를 대체했을 뿐, ‘소주성’으로 대표되는 경제 기조는 이어가고 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에 이어 김상조 정책실장 역시 같은 정책 기조 하에서 문재인 정부의 전체 정책 기조를 컨트롤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 정부의 핵심 지지층도 이 같은 경제 기조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구조사에서 30·40대 젊은층의 더불어민주당 지지 비율은 60%를 넘었다. 이들 계층의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각각 75%, 66%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한 미래통합당 의원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정책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 우군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주로 활동해 온 장하성·김상조 두 정책 컨트롤타워의 경력에 비춰, 시민단체들의 입김이 정책 기조 고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 야권 인사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정부는 아직 재정건전성이 괜찮아서 계속 퍼줘도 별 부담이 없다”며 “이전 정부들이 쓰고 싶었던 것 안 쓰고 모아뒀던 돈, 결국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돈을 자기 책임 아니니 다 쓰겠다는 게 이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