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김목경 블루스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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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시간아 너는 왜 나보다 빨리 가니／ 갈 테면 너만 가지 나 여기 남겨두고／ 친구야 너는 왜 자꾸만 변해가니／ 우리가 함께 부른 그 노래는 그대론데’. 흔히 ‘한국 블루스 음악을 대표하는 거장(巨匠), 살아 있는 전설’ ‘한국의 에릭 클랩턴’ 등으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김목경(61)이 작사·작곡·노래한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될까’의 가사 한 대목이다. 블루스 음악만 만들어 불러온 그가 12년 만의 새 앨범으로 지난 2월 27일 내놓은 제7집에 담은 노래 9곡 중 하나다. 또 다른 수록곡으로, 가사를 쓰면 울 것 같아서 연주만 했다는 ‘엄마 생각’과 연주 자체가 가사일 수 있는 ‘내 기타가 하는 말’ 등은 국내외 대중음악계에서 그를 왜 ‘블루스 기타의 한국 정상(頂上)’으로 일컫는지와 함께, 그가 “기타는 마음으로 치는 것이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기타로 한다. 기타는 나다” 하는 이유도 알게 한다.

그는 1984년 유학 갔던 영국에서 귀국한 1990년 자작곡만으로 데뷔 앨범 ‘Old Fashioned Man’을 발표했다. 수록곡 중엔 고(故) 김광석이 타고 가던 시내버스에서 듣고 감동해 눈물을 흘린 뒤, 김목경에게 요청해 자신도 불러 1995년 음반에 담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의 원곡도 있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 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하는. 그는 세계 3대 음악 축제 중 하나로, ‘블루스 성지(聖地)’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빌 스트리트 뮤직 페스티벌’에 아시아인 최초로 2003년 초청받아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런 그의 음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세계 유수의 전기 기타 제작사인 펜더는 그만을 위해 특수 제작한 기타를 헌정했다.

‘그대 지친 영혼 그렇게／ 외로운 밤 쓸쓸한 바닷가를 걷고 있어요’ 하는 ‘외로운 방랑자’, ‘사막을 지나서／ 또 국경을 넘어서／ 그래 이제 떠나네 새로운 곳으로／ 모든 걸 버리고／ 아마 멕시코쯤 될 거야’ 하는 ‘멕시코로 가는 길’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겨온 그의 데뷔가 올해로 30주년이다. 지난 2월로 예정했던 기념공연은 코로나19 사태로 6월경으로 연기됐지만, 현장 관객 없는 생중계 온라인 공연이 오는 22일 오후 2시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역시 김목경만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