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그릴커버로 ‘가상엔진음’ 개발

모비스, 세계 첫 시스템 선봬
무게·크기 줄이고 성능 개선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기차 그릴 커버를 이용한 가상 엔진사운드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6일 “전기차 그릴 커버 자체를 스피커 구성품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상 엔진사운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으므로 공기를 유입해 엔진룸을 식힐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전기차는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을 아예 막아두는 형태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모비스는 이 그릴 커버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모터 작동음 외에 소리가 나지 않는 전기차는 너무 조용하기 때문에,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알아챌 수 있도록 가상 엔진사운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기존에는 자동차 내부에 스피커 형태로 이 시스템이 탑재됐다. 현대모비스는 소리를 발생시키는 ‘액추에이터’를 그릴 커버에 부착하고, 커버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활용함으로써 음압 손실을 없애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무게는 기존 제품의 3분의 1, 크기는 2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에 가상 엔진음뿐 아니라 방향지시등 작동음, 충전상태 알림음 등의 기능도 추가했다. 차량 진행방향, 운행 여부 등을 소리로 전달해 보행자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캠핑 등 외부 활동 시에는 음악을 재생하는 스피커로도 쓸 수 있다.

김태우 현대모비스 IVI(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제품설계2실장은 “미래차 시대에 맞춰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은 물론, 차 안팎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