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사실적 기록’이 아닌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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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과학 / 찰스 퍼니휴 지음, 장호연 옮김／에이도스

우리는 대개 기억이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사실적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이 꼭 사실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뇌과학 연구를 통해 기억의 절반은 허구로 채워진다는 점이 밝혀졌다.

기억의 ‘구성적’ 성격 때문에 기억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되고, 최종 결과물이 아무리 생생해 보여도 정확성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기본적으로 기억에 2가지 힘이 작용한다고 본다. ‘일치의 힘’과 ‘일관성의 힘’이다.

‘일치의 힘’은 사실에 충실하게 기억을 끌고 가는 힘이다. 반면 ‘일관성의 힘’은 자신의 이미지와 믿음에 모순되지 않도록 만들려는 힘이다. 기억을 과학적으로 다루는 게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억은 어느 날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잊히지 않아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쉽게 왜곡될 수 있으며 허술하고 불안하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기억에 관한 최신 뇌과학 연구와 함께 마르셀 프루스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의 문학작품 그리고 중세 수도사들의 기억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기억의 비밀을 파헤친다. 405쪽, 2만 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