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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15일(金)
나무에 기대어 ‘休’… ‘코로나 블루’ 치유할 ‘그린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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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자연휴양림 41곳 지난달 문 열고
지자체·민간 휴양림도 개장 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가장 단단하게 빗장을 걸고 있었던 41개 국립 자연휴양림이 지난달 22일부터 문을 열었다. 야영이나 숙박시설 이용은 아직 불가능하지만, 숲길과 등산로는 이용할 수 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휴양림은 이제야 문을 열었지만,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운영하는 휴양림들은 그동안 조금씩 개방의 폭을 넓히고 있다. 마침 신록이 녹음으로 번져가는 계절. 지금 휴양림의 숲은 온통 진초록빛이다. 자연이 주는 위안을 만끽할 수 있는 휴양림 5곳을 골라봤다.


# 첩첩산중에 숨은 자리…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강원 양양의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유독 첩첩산중에 있다. 미천골휴양림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조침령터널을 통과해 갈 수도 있고, 홍천군 내면에서 구룡령을 넘는 길도 있다. 미천골자연휴양림을 가는 길에는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이 이어진다. 미천골은 백두대간 약수산(1306m)과 응복산(1360m) 사이에서 발원해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후천의 최상류다. 계곡 물은 가물어도 마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 휴양림 가는 길에 폐사지인 선림원지가 있다. 빈 절터에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승탑, 홍각선사탑비 등이 1000년이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절집에서 쌀 씻은 물이 흘러내렸다 해서 계곡 이름이 ‘미천(米川)골’이다. 휴양림을 지나 길을 끝까지 따라가면 불바라기 약수로 오르는 길이 있다. 차량 차단기가 내려진 임도다. 여기서 불바라기 약수까지는 5.7㎞. 경사가 완만해 왕복 3시간이면 충분하다. 계곡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를 벗 삼아 걷는 길이 청량하기 이를 데 없다.


# 가장 넓은 숲을 가진 곳…청옥산자연휴양림

경북 봉화의 청옥산은 태백산맥 줄기인 1276m의 청옥산 자락의 해발고도 800m 지점에 들어선 휴양림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잣나무와 소나무, 낙엽송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국내 휴양림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다. 일단 휴양림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낙엽송과 소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휴양림 안은 몇 곳만 빼놓고는 모두 자연스러운 흙길이라 깊은 산중의 휴양림다운 맛이 물씬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오지에 위치한 휴양림답게 숲이 좋고, 계곡과 어우러진 야영장도 운치를 더한다. 봄철 계곡 주변에 피는 야생화와 함박꽃나무(산목련)가 장관이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지향하는 만큼 시설 면에서는 좀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계곡을 흘러내리는 거울처럼 맑은 물, 그리고 수령 100년을 훌쩍 넘는 아람드리 잣나무와 소나무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풍경은 이런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든다.



# 산과 숲의 그늘에 들다…산음자연휴양림

산그늘이란 뜻의 ‘산음(山陰)’이란 이름처럼 경기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은 수도권과의 거리를 감안하면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숲을 갖고 있다. 산음이란 휴양림 인근 봉미산과 용문산, 소리산의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어 늘 그늘이 드리운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인데, 산의 그늘에다 숲의 그늘이 겹쳐져 더 어둑하다. 잣나무와 낙엽송, 물푸레나무, 참나무 가득한 숲에서 이제 막 국수나무와 병꽃나무, 쪽동백, 노린재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 앞에서 2㎞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족도리풀, 병꽃나무, 쪽동백이 늘어선 길이다. 양 갈래 큰 숲길 사이로 오솔길이 내서 걷고 싶은 만큼 걷고 내려올 수 있다. 숲길을 따라 아홉 갈래 계곡 물이 이어진다. 휴양림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다. 양평에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자연정화 공원 세미원, 용문산 용문사로 향하는 산책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의 수숫단 오솔길 등 산책하기 좋은 곳이 있다.


# 난대림의 숲을 걷다…완도수목원휴양림

완도수목원과 완도휴양림은 사실 같은 시설이라 할 수 있다. 완도휴양림은 1991년 문을 연 전남 완도수목원이 지난 2018년에 숙박동을 세운 뒤에 간판을 나란히 단 것이다. 총면적 2050㏊의 거대한 산자락에 늘푸른 상록림인 붉가시나무와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해 자생식물 752종이 자란다. 처음 수목원에 들어서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보아야 할지 막막하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중앙관찰로를 따라 아열대온실과 산림박물관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 아열대 온실 위로는 희귀식물원, 약용식물원 등이 이어진다. 능선 부근의 휴양림에서는 주변의 울창한 난대림과 함께 정면으로 완도 청해진 유적이 있는 장도와 고금도 등이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걷기 코스는 ‘푸른 까끔길’.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빽빽한 계곡을 따라 1㎞ 정도 완만하게 이어져 음이온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책 삼아 걷기 좋다.


# 가장 아름다운 신록과 녹음…경남수목원

경남수목원은 경남 진주 이반성면에 자리 잡은 남부권 대표 식물원이다. 수도권에서 먼 곳이지만, 수목원 한 곳만을 목적지로 삼아 찾아가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신록에서 녹음으로 넘어가는 계절의 풍경이 아름답다. 수목원에는 1500여 종 10만여 그루의 나무들로 빽빽하다. 식물원 안에는 수종식별원과 수생식물원, 전문수목원, 산림박물관,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다양한 테마 식물원이 조성돼 있다. 크고 작은 9개의 연못과 1㎞에 달하는 인공 수로에 꾸민 수생식물원이 특히 아름답다. 효율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나무 덱과 징검다리가 곳곳에 놓여 있어 수생식물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다. 수목원 내에는 10㎞에 달하는 관찰로가 잘 다듬어져 있어 수목원 관람과 트레킹을 겸하며 느긋하게 수목원을 돌아볼 수 있다. 식물원 곳곳에 곱게 잔디가 깔려 있어 자리를 펴고 앉으면 소풍 온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산책코스는 낭만이 물씬 느껴져 연인들에게 인기.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도 반갑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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