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장례식장에 줄 선 조화…‘체면치레 조문’ 지양을

최근 친구의 아버지 장례식장에 문상하러 갔었는데 입구에 들어서니 너무나 즐비하게 놓인 조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마지막 가는 고인에 대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성의 표시이긴 하지만 무려 장례식장 입구부터 50∼60개나 놓여 있어 장례식장 들어가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흔히들 화환의 수와 문상객 숫자가 그 사람이 살고 간 흔적이라고, 혹은 자식들의 사회적 지위나 힘이라 생각해 조화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정 고인을 생각한다면 조화 하나 보냈다고 해서 끝낼 것이 아니라, 고인의 장례식장에 와 고인의 살아있을 때를 회고하거나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함께 슬픔을 표시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 진정한 도리라고 본다. 또 실리적으로 따져 보아도 비싼 조화 대신 장례식 치르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니 차라리 부의금으로 내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며칠간 잠깐 사용하고 바로 폐기처분되는 조화보다는 장례식장에 가서 한 번이라도 더 고인을 추모하고 장례 치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부의금을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고 체면치레를 중히 여기기보다는 이제는 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장례문화가 형성됐으면 한다.

우도형·서울 강남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