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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19일(火)
“묵직한 더블베이스의 화려한 솔로 연주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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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경은 “음역 폭이 넓은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연주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봄아트 제공
- 30일 리사이틀 여는 세계적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

오빠랑 함께 연주하려고 배워
17세때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
미국·중국 해외 활동 접고 귀국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등 연주


외로워서 더블베이스를 배웠던 소녀는 세계적인 연주자로 성장했다. 그는 외국에서 연주활동을 하며 외로움이 사무쳐 작년에 국내로 돌아왔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27)의 이야기다.

그는 오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을 열고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에 나선다.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오랜만에 한국 청중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0년 독일 마티아스 슈페르거 국제 콩쿠르에서 17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을 했다. 청중상, 협연상, 특별상까지 휩쓸며 세계적인 음악계 스타가 됐을 때 자기도 모르게 오만해지진 않았을까.

“오만해지진 않았는데, 더 도전할 게 없다는 생각 탓에 힘들었어요.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하며 ‘아직 내가 부족하구나’라는 것을 깨달아 학구열에 불타올랐지요(웃음).”

그는 미국 콜번 음대 재학 중에 상하이(上海)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뽑혀 중국으로 건너갔다.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와 아카데미 교수로 활동하며 바쁘게 지냈다. 하지만 오랜 해외 생활은 그를 외롭게 했다. “상하이 심포니 연주회는 늘 매진이었고 청중의 반응도 뜨거웠어요. 보람이 컸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공산주의 체제이다 보니까 저랑 맞지 않는 부분이….”

그가 연주하는 더블베이스는 높이 2m, 무게 20㎏ 안팎에 달하는 거대한 악기다. 가냘픈 체구의 그가 이토록 커다란 악기를 익힐 생각을 한 계기는 뭐였을까.

“초등학생 때 저는 피아노와 첼로를 배웠어요. 우연히 아빠가 하는 음악 캠프에 갔는데, 거기서 세 살 차이인 오빠가 ‘더블베이스를 배우면 우리가 함께 연주할 수 있다’며 권했어요.”

그의 아버지 성영석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더블베이스 주자였다. 오빠 성민제 역시 더블베이스 주자로서 클래식 스타 반열에 있다. 어머니 최인자도 피아니스트인 음악인 가족이다.

“가족들이 모두 자기 일에 바쁘니, 어렸을 때 저는 무척 외로웠어요. 함께 놀 수 있다는 말을 오빠에게 듣고는 아빠께 더블베이스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지요.”

커다란 더블베이스와 함께 해외 콩쿠르에 다닐 때, 역시 몸집이 작은 어머니가 공항에서 악기를 옮기느라 참 많이 고생하셨다며 그는 고마워했다. 그 역시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됐다. 중국에서 한국인 사업가를 만나 결혼하고 작년 9월 아들을 낳았다.

“결혼 후에 안정감이 생겼어요. 연주도 편안하게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D.957 중 4. 세레나데 d단조를 연주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곡으로 자주 꼽히는 이 곡은 “성악곡이어서 베이스 음색이랑 잘 맞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는 국내에서 더블베이스로 처음 연주하는 곡으로, 이색적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협연자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그와 세 번째로 함께 무대에 선다. “제가 유학할 때 유튜브 연주 영상을 봤다며 SNS로 연락해 와 인연이 됐지요.”

성미경은 독주 악기로서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콘트라베이스라고도 불리는 이 덩치 큰 악기는 이름 그대로 오케스트라 뒤에서 저음 베이스를 잡아주며 솔로 연주 기술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남자들의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그는 여성연주자로서 그 편견을 깨는 더블베이스 파이어니어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일단 저음이 주가 되니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데요. 음역이 넓어서 고음과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많은 음을 화려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솔로 곡도 꽤 있어서 폭넓은 음색 매력을 즐길 수 있고요.”

그는 이번 연주회가 더블베이스를 깊이 좋아하게 될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는 그에게 “재미없으면 책임질 거냐”고 농을 건네니, ‘깔깔∼’하고 큰소리로 웃었다. 한국 청중을 만날 설렘으로 그의 외로움은 다 날아간 듯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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