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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19일(火)
산의 氣運… 홀로그램 같은 숲속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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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일, 숲의 이른 아침, 아크릴, 182×260㎝, 2012
“…숲을 보았는가? / 몇백 년 묵은 아름드리 거목들이 서 있는 / 그런 숲에 가 보게 / 그 숲에 가서 한 둬 시간 머물다 보면 / 우리는 한 십 년쯤 더 자라서 / 빈 가슴으로 돌아오게 되지.”(임보 시, ‘숲’에서 인용)

산에 오를 때 배낭을 헐겁게 해야 하는 것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하산할 때 담아올 것이 많기 때문이다.

치유된 영혼과 꿈, 희망, 넉넉함, 깨달음’…. 산에 오르면 비우는 것이 도시락만이 아니다. 탐욕, 번뇌, 증오…. 숲속에선 옹알이처럼 하는 말들도 독경(讀經)보다 나을 터.

탐미적 심마니 정용일. 그는 산에 다녀올 때마다 환영들을 다발로 엮어서 캐온다. 나무를 보기보단 숲을, 외관을 보기보단 내재된 기운(氣運)을 살핀다. 그 기운의 실재가 입자로 환원된다. 황홀경을 영사기처럼 뿜어내는 숲속의 홀로그램 판타지. 벅찬 감동을 고스란히도 담았구나.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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