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내가 아프면 당신 탓이라고 자책하는 엄마… 우리 건강히 웃으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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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교육감賞 김강민

사랑하는 엄마께.

엄마, 안녕하세요. 엄마 아들 강민이에요. 집안의 남자는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와 저밖에 없다고 해서 제가 엄마와 보민이를 지켜준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었는데… 그러질 못해 죄송해요.

요즘 들어 엄마에게 부쩍 짜증 내고 말대꾸하면서 동생과도 싸우는 날이 잦아져 엄마를 속상하게 했어요. 엄마가 밤낮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에게 나중에 꼭 효도해야지 하고 다짐했었는데 왜 자꾸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행동으로 안 옮겨지는지 저도 속상하네요. 한때는 밤낮으로 일하는 엄마를 미워한 적도 있었어요. 2학년 때까지 엄마 대신 할머니나 할아버지께서 학교 행사에 참석하셨는데, 학교에 할머니가 오시면 친구들이 “강민이 엄마 왔다”고 말할 땐 괜히 엄마가 미웠어요. 엄마가 그 말을 듣고 미안하다며 다 너희들을 위해서 그런 거라며 이해해 달라고 했을 땐 제 생각이 짧았다는 걸 느꼈어요.

엄마는 제게 늘 건강하라고, 그게 엄마의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벌써 두 번이나 수술해서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어요. 재작년에 대학병원에서 큰 수술을 했을 때, 전 엄마 걱정하실까 봐 장난치면서 “잘하고 올게요”라고 손 흔들며 수술실로 들어갔었죠. 그런데 마취에서 깨어보니 저한테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큰 고통이라서 “엄마! 엄마! 아파요!”라고 울부짖고 말았어요.

그런 저를 보며 안절부절못하시고 의사 선생님을 찾는 엄마 모습에 그때 조금만 더 참아볼 걸 하는 후회가 들었어요. 그날의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그날 엄마와 저는 다짐했었죠. 이젠 대학병원에 아파서 오는 일은 없게 하고 다신 수술하지 말자고 말이에요. 하지만 이번에도 치아로 인해 수술하게 되었는데 너무 늦게 알았다고 자신을 탓하며 자책하는 엄마 모습에 저는 너무 죄송했어요.

강하게만 보이던 엄마가 제가 아플 때마다 자신이 다 잘못해서 그런 거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제가 비록 당장은 엄마에게 좋은 거 하나 해 드리지 못하지만 엄마가 1순위로 생각하는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게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 우리 앞으로 건강하게 웃는 날이 더 많게 행복하게 지내요.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거예요.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엄마의 아들로서는 동생 보민이를 잘 챙겨주면서 최대한 제가 양보하고 동생을 아끼며 사랑할게요.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도 잘 듣는 손자 강민이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엄마도 지금처럼 건강하시고 저와 보민이가 멋지고, 예쁘게 잘 자라는 모습 지켜봐 주세요.

엄마, 사랑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