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지키는 ‘방역 최첨병’ 위상에 맞는 간호법 제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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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긴급간호 요구가 증대하고, 병상 기능이 분화하며, 재택 의료가 추진되면서 한정된 인재로 의료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종 감염병의 창궐과 같은 상황에서 인류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간호사는 국방에서의 전사보다 중요한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간호는 인간이 최후까지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보루다.

간호사는 의사와 연계해 환자의 질병이나 치료 내용을 이해하고 신체적 상태 등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의 질병 상태 변화를 예측함과 동시에 징후를 포착하고 의료의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간호사가 가진 정보를 포괄적으로 고려해 의료적 개입을 하거나 의사를 연결해 적시에 적절한 의료를 제공하고 환자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만으로는 이러한 상황에 완전하게 대응할 수 없다. 현행법은 간호사의 임무를 수동적, 소극적, 보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도 안보를 위해 군을 훈련시키고 무기체계를 정비하듯, 의료자원의 배분정책을 서비스의 한 부분에만 맞추지 말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 산업과 고용 등을 떠받치는 버팀목으로 생각하고 정책 접근을 해야 한다.

간호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해외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검역활동 외에 지방자치단체나 의료기관과도 협력해 대국민 감염예방 계몽도 계획해야 한다. 바이러스의 국내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서 해외 발생의 동향에 대한 최신의 정보도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정보가 교착됨으로써 국민의 불안은 증폭되고, 잘못된 대처 행동이나 감염자에 대한 비판과 차별로도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은 의료기관의 혼란을 조장해 감염의 확대나 감염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 2차 피해를 초래한다. 현행 의료법만으로는 이 같은 의료보건 환경의 변화를 규율할 수 없다. 기초가 되는 간호법의 시급한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방역 전선의 최첨병으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헌신하는 간호사의 위상과 역할에 맞는 법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종호 호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