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8.10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1일(木)
물 좋은 클럽 찾아 밤새 ‘호핑’… 多인종·性소수자도 많아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방문자들이 무대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춤을 추고 음악을 즐기는 ‘클럽’은 젊은 층의 여가·유흥 문화로 인기가 높지만 사람 간의 과도한 밀접접촉이 불가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지가 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코로나 확산으로 본 ‘이태원 클럽 문화’

동 튼 뒤 興에 취한 클러버 모이는 ‘애프터 클럽’도 곳곳에

업소 간 경쟁에 무료 입장 많아
유명 라운지 바 예약 걸어두고
주점·클럽 ‘사파리’ 하듯 순회

핼러윈 등 특정기념일 맞으면
지하철역 마비될 정도로 북적

수백만 원 테이블값 받는 곳은
SNS로 동행자 찾아 비용 분담
입장 뒤엔 각자 노는 방식 흔해


“먹잇감 찾는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죠.”

‘자타가 공인하는 이태원 클럽 죽돌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A(30) 씨는 21일 ‘이태원 클럽 문화를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태원 최대 번화가인 해밀턴호텔 뒷골목을 배회하는 것으로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곳엔 ‘프로스트’ ‘파운틴’ ‘글램’ 등 이태원 3대 라운지 바가 반경 50m 이내에 밀집해 있다. 세 곳 모두 무료입장이 가능한데, 밤 11시를 기점으로 테이블 예약을 받는다고 했다. A 씨는 프로스트, 바로 위층의 글램, 직선 30∼40m 거리의 파운틴 순으로 대기 예약을 걸어두고 확정 전화가 올 때까지 인근 재즈·힙합 클럽 등 최소 7곳 이상을 방문한다. 이른바 ‘물 좋은’ 클럽을 물색하는 이 단계를 ‘사파리’에 비유한 그는 “프로스트 앞 대기 줄만 봐도 그날 이태원 방문자가 얼마나 많은지 예측할 수 있다”며 “한곳에서만 죽치고 앉아 놀기엔 밤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초 양성 판정을 받은 경기 용인시 66번 확진자(29)도 A 씨와 마찬가지로 ‘클럽 호핑(Club Hopping·여러 클럽을 방문하는 것)’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66번 확진자는 지난 2일 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으로 올라가는 ‘우사단로’와 안쪽 골목길에 밀집한 클럽과 주점 다섯 곳을 돌아다녔다. 밤 11시쯤부터 1시간 20분가량 주점 ‘술판’에서 보낸 뒤 바로 아래층인 ‘킹’, 그리고 바로 옆 건물인 ‘퀸’ ‘트렁크’ 등 클럽을 잇달아 찾았다. 경찰과 인근 상인 등에 따르면 이태원에만 이런 밀집 업소가 100여 개에 달한다. 보통 금·토요일 밤 9시 전후로 문을 열어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대부분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음주·가무가 이뤄져 코로나19 방역 취약 장소로 손꼽힌다.

이태원 클럽 문화는 흔히 ‘용광로’에 비유된다. 서울 내에서도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모이기로 유명한 곳으로 20∼3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는 홍대 일대 클럽보다 연령층 스펙트럼도 넓다. 클럽 간 경쟁으로 입장료가 무료거나 저렴한 경우가 많아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호핑 역시 잦다. 특히 해밀턴호텔 뒷골목 3대 라운지 바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주중에도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꽉 찰 정도로 성업을 이뤘다. A 씨는 “3대 라운지 바는 눈대중으로 봐도 5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며, 핼러윈과 같이 특정 기념일에는 지하철역이 마비될 정도로 클럽이 성행한다”면서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몰린 공간에서 술을 마시며 이성과의 만남을 시도하거나 춤을 추는 등 그야말로 ‘광란의 밤’이 매주 이어진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확진자가 등장한 ‘이태원 메이드’는 일대 클럽 중 유일하게 강남클럽과 유사한 영업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액 테이블 손님 위주로 운영돼 ‘헌팅’으로 대표되는 이태원 클럽 특유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주말이면 위치, 인원, 술 종류 등에 따라 테이블 가격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른바 ‘조각 팀플’이 유행하기도 한다. 혼자 가기엔 가격 등에서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주로 SNS 등에서 동행 인원을 구해 클럽을 방문하고 각자 즐기는 식이다. 이태원은 또 ‘애프터 클럽’ 문화 역시 정착한 지역이다. 애프터 클럽은 주요 라운지 바 등이 새벽 시간대를 기점으로 영업을 종료하면, 아쉬움을 느끼는 ‘클러버’들을 수용한다. 이곳은 대개 오전 9시까지 영업을 이어간다. 개인택시 기사 박모(65) 씨는 “새벽 3∼4시쯤이면 이태원에서 강남 일대 클럽으로 가달라는 손님들도 많다”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강남클럽은 정오까지 영업하기도 한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이태원엔 성(性) 소수자를 위한 클럽도 다수 분포해 있다.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찾았던 킹클럽 일대 언덕 주위는 특히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LGBT)를 상대로 영업하는 클럽과 주점이 많아 ‘게이 힐(Gay Hill)’ 또는 ‘게이 골목’이라고 불린다. 게이 힐 인근 500m가량의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클럽, 펍 등 유흥주점을 비롯해 일반 술집, 음식점 등이 모여 있는 이태원 최대 상권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클럽→주점’ ‘주점→클럽’ 간 이동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태원 모 클럽 MD인 심모(26) 씨는 “업자들 사이에서 ‘터질 게 터졌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사실 이태원 클럽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었다”며 “그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mail 김성훈1 기자 / 사회부  김성훈1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뛰는 사장님 위에 나는 단속반’ … 조명 끄고 CCTV로 망봐도 …
[ 많이 본 기사 ]
▶ 땅 속 6㎞ 아래 거대 마그마… 점점 가까워지는 ‘백두산 대..
▶ 文대통령 지지율, 43.9% 재하락세…민주 35.1% 통합 34...
▶ 북한, 핵 탄도미사일 일본 조준…“열도 전역 사정”
▶ 이효리 “결혼 8년차…임신하려 한약 먹어”
▶ 중앙지검 차장 누가오든 ‘秋사단’ 점령… 사실상 권력수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망 교통..
한상혁, 검언유착 제보자 변호 민병덕..
추미애와 ‘애완 검(檢)’
떠나는 문찬석 “검사들, 잘못된 것에..
소 보상 어떻게?… 가축재해보험 가입..
topnew_title
topnews_photo ④ 日대지진, 백두산 분화의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 화산학과 지진학2002∼2005년 사이에 지하 3㎞까지 올라와 산이 팽창하고 화산성 지..
mark文대통령 지지율, 43.9% 재하락세…민주 35.1% 통합 34.6%
mark북한, 핵 탄도미사일 일본 조준…“열도 전역 사정”
중앙지검 차장 누가오든 ‘秋사단’ 점령… 사실상 권..
홍수피해 年3200억…‘4대강 사업’ 뒤엎다 治水 놓친..
“하늘도 나라도 원망스럽다”… 폭우에 초토화 된 화..
line
special news 이효리 “결혼 8년차…임신하려 한약 먹어”
가수 이효리가 임신하기 위해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깜짝 고백했다.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

line
국방부, 核潛 전환가능 4000t급 잠수함 사업 추진
새 대법관에 ‘우리법 출신’ 이흥구 임명 제청…국보..
靑 정무·민정·소통수석 교체… 노영민은 유임키로
photo_news
‘괴물’ 류현진, 12일 ‘도깨비팀’ 마이애미 돌풍..
photo_news
2년차 모리카와, PGA 챔피언십 제패…김시우..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코로나 힘들어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잖아…“다시 웃어봐”
[Leadership 클래스]
illust
기후변화·역병퇴치 통 큰 투자… 인류미래 해결 나선 ‘이공계 ..
topnew_title
number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망 교통사고 낸..
한상혁, 검언유착 제보자 변호 민병덕과 ‘각..
추미애와 ‘애완 검(檢)’
떠나는 문찬석 “검사들, 잘못된 것에 단호한..
hot_photo
호날두, 유벤투스 떠나 PSG행?
hot_photo
“난 행복한 데 갈래” 그룹 AOA 출..
hot_photo
양팡, ‘뒷광고’ 이어 ‘조작방송’ 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