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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2일(金)
고객이 원하는 골프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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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비우기 잔잔한 연옥의 색감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복잡한 마음을 덜어내어 준다. 2020년 작. 김영화 화백
얼마 전, 곧 개장을 앞둔 골프장에서 사전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잘 가꿔진 잔디와 완벽한 시설, 그리고 작업의 피니시라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갔다. 하지만 모든 것은 정반대였다.

페어웨이 잔디는 뗏장 그대로였고 그린도 밀도가 부족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더 놀라운 사실은 한 달 이내 개장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성급한 개장은 10년 전에나 있었다. 준비가 부족한 성급한 개장으로 이미지가 추락해 영업 정상화까지 1년이 넘게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미완성의 골프장을 개장하려는 것일까. 조금 일찍 개장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할 수 있을 때, 다시 말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을 때가 정답이다.

강원 춘천에 있는 베어크리크 춘천CC는 지난해 오픈했다. 오픈한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대신 잔디와 시설, 그리고 서비스 부문에 있어 2년 동안 철저하게 준비했다. 최상의 코스 잔디와 그린은 다녀간 골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금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소문이 났다. 개장 후 6개월 동안 티타임 간격을 10분으로 늘렸고, 하루에 20팀만 받았다. 보통 골프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고객을 받은 셈이니 수익성과는 동떨어졌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멀리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상품 가치가 올라갔고 지금은 60팀, 그것도 고품질로 판매되고 있다.

존 스컬리 애플 전 회장은 “자유 경제 시장의 힘은 이제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기업전략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은 기업이 아닌 소비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마무리도 안 된 상품을 강매한다면 소비자는 바로 등을 돌린다. 재방문율이 떨어진다면 단기적 이익 때문에 소탐대실하는 결과가 나온다.

골퍼들이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골프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잔디의 질이다. 빈틈없는 잔디에서 샷을 했을 때 최고의 만족감을 얻는다는 건 이미 많은 설문을 통해서 확인됐다. 그다음이 서비스, 시설, 식음료다. 이제 골프장들은 기존의 관념과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객의 요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고객에게 평생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골퍼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샘 월턴 월마트 창립자는 “보스는 이제 단 한 사람, 회장도 CEO도 아닌 바로 고객이다”라고 말했다. 곱씹어야 한다. 이미 시대는 바뀌었다. 골프장이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국내 골프장은 이미 500개를 넘어섰다. 눈앞의 이익만 좇기보다 장기적으로 최고의 자산인 신용 자본을 쌓는 것이 요구된다. 그 신용을 인정하는 건 오너, CEO가 아닌 소비자, 골퍼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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