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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리뷰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5일(月)
“며느리 사표낸 것처럼… 결혼이라는 환상과 이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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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느리 사표를 내고 ‘나’로 살고 있는 영주 작가가 결혼생활 지침서를 들고 돌아왔다. 작가 제공

- ‘결혼 뒤에 오는것들’ 출간한 ‘며느리 사표’ 저자 영주

“나는 엄마와는 다르게 살거야”
80년대 결혼한 내가 했던 고민
82년생 김지영도 똑같이하더라

여성들 행복한 결혼생활하려면
‘1인분’ 한달 생활비 계산하고
경제적인 자립까지 모색해봐야
아들도 ‘며느리사표’얘기 꺼내
내심 놀랐지만 거리두기 할 것


전국 며느리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선동’했던 화제의 책 ‘며느리 사표’(사이행성)의 주인공 영주 작가. 이번에는 “결혼이라는 ‘환상’과 이혼하라”고 말한다.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새 책 ‘결혼 뒤에 오는 것들’(푸른숲)을 들고 돌아온 것.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신간은 출간 전부터 대만, 일본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며느리 졸업 8년, 이제 작가도 시어머니가 머지않은 나이다. “결혼을 앞둔 여성뿐 아니라, 시부모가 읽었으면 한다”는 작가를 지난 22일 인터뷰했다.

―‘며느리 사표’ 발간 후 2년이 지났다.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

“‘내 목소리’를 냈더니 주변이 바뀌었다. 가족, 시부모, 엄마, 친구들…. 용기를 얻었다는 많은 ‘며느리’도 만났다.”

―전작에서 ‘며느리 역할’을 벗어던지라고 했는데, 이번에 ‘결혼 생활을 위한 조언’이라니 뜻밖이다. 전작이 ‘전복적’이라면 이번엔 ‘순응적’인 느낌이다.

“50년 동안의 인생과 다르게 살기 위해 ‘며느리 사표’를 냈고 8년을 달려왔다. 그런데 관성이 얼마나 무서운지 자꾸 ‘사표 내기 전’의 나로 돌아갔다. ‘잊지 말자’는 차원의 의식적 행위이자 기록이다.”

―‘며느리 사표’는 대만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아시아권에서 최근 ‘여성 에세이’가 붐인 이유는 무엇일까.

“‘결혼한 여성’의 삶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 아닐까. ‘가족’이라며 희생을 강요할 때 가장 취약한 존재가 사회적 소속 없는 여성들이다. 이들의 삶이 개별적이어서 그동안 연대가 힘들었다. 그런 것들이 책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강조했는데.

“진지하게 내가 한 달을 지내기 위해 얼마가 필요한지 ‘1인분의 계산’을 해보고, 방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 흔히 “돈 때문에 이혼 못한다”고 하지 않나.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돈은 에너지고 실질적인 힘이다. 이혼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선택 가능성의 여부에 따라 결혼생활의 질 자체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보듯이 이전 세대와 다르게 살 줄 알았던 1980년대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8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은 지영이처럼 “난 다르게 살겠다”고 했을 거다. 80년대 후반에 결혼한 나도 그랬다. 그게 여전히 반복된다는 게 안타깝다. 기존 가족 제도는 남성의 기득권이기도 하다. 쉽게 내려놓을 리 없지 않나. 앞서간 여성들과 다르게 살려면 다른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준비 없이 결혼하고 10∼20년 지나 ‘엄마처럼’ 산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살지 숙제를 풀고 결혼하길 바란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불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책에서 남편의 외도를 밝혔다. 혹시 복수(?)인가.

“아하하, 복수는 아니고…. 독자에게 실질적 공감, 위로,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실었을 뿐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가 배우자의 외도를 겪고, 이것은 부부 사이에 ‘협력’이 안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20여 년의 며느리 역할에 ‘사표’를 낸 주인공이니, 어떤 시어머니가 되겠다는 생각도 있을 것 같다.

“아들이 “결혼 전에 여자친구에게 ‘사표’부터 내게 하겠다”고 말해 좀 놀랐다. 결혼하면 ‘이웃’ 정도로 여기려 한다. 가까울수록 거리를 두는 게 좋다.”

―‘결혼 뒤에 오는 것들’은 누가 보면 가장 좋을까.

“결혼을 앞둔 남녀에겐 ‘행복’이라는 환상을 깨주고 싶고, 부부들에게는 이왕 한 결혼, 잘 살아보라는 ‘희망’을 주고 싶다. 무엇보다 시부모, 장인, 장모가 될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결혼을 “웬만하면 하지 말고”인 듯한데.

“인생은 복잡하다. 딱 잘라 말할 수 없지 않나. 해주고 싶은 말은 결혼도, 결혼 후의 삶도 모든 게 선택의 문제라는 것. 선택할 권리, 즉 목소리를 낼 힘을 자각한 후 결혼하라는 것뿐이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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