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국민 눈높이 맞는 재판하자”

전국법관대표회의 인사말
법조계 일각 “여론재판 우려”

김명수 대법원장이 25일 일선 법관에게 “국민 눈높이에서 어떤 재판이 ‘좋은 재판’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제1차 정기회의에서 “‘좋은 재판’은 국민을 중심에 둔 재판”이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특히 “법원장 추천제와 경력대등재판부 제도 확대, 상고제도개선특별위 설치 등은 ‘좋은 재판’ 실현을 위한 토대 및 민주적·수평적 사법행정 실현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면서 “국민이 좋은 재판이 실현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심리가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김 대법원장의 이 같은 주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 관계자는 “사법부 수장이 ‘법과 양심’보다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면 자칫 여론재판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중인기영합주의와 여론몰이에 휘둘려 재판의 공정성이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의장, 부의장을 선출한 후 1심 민사단독재판부 확대와 형사전자소송 실시에 대한 검토 등 올해 안건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