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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5일(月)
‘동맹파’ 사라진 청와대…‘美·中 신냉전’ 대응논의조차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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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스스로 ‘중간자’ 규정
G2갈등 국면속 외교공간 축소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미·중 갈등 사이에서 한국의 ‘줄타기 외교’가 한계점에 봉착한 것은 정부가 스스로 외교적 공간을 좁힌 자승자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중 성향을 숨기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특성과 미국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기 힘든 우리 국익의 특성이 충돌하면서 미·중 갈등이 더 심각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경험 있는 직업 관료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를 거의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도 “대미 외교 경험이 있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나 최종건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정도를 제외하면 청와대 안에 대부분 북한과의 내재적 접근을 중시하는 이른바 ‘자주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보니 미·중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종된 것이 아닌가 한다”며 “한·미 동맹을 중시하던 이른바 ‘동맹파’가 사실상 없는 지금은 과거보다 폐쇄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자주파의 반대 속에도 동맹파가 계속해서 의견을 개진한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고 이라크 파병도 결정됐다.

정부가 외교부 주도로 미·중 문제 대응 태세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청와대가 우리의 입지를 ‘미국과 중국의 중간자’로 국한시킨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난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키스 클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한국과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했지만, 구상 단계일 뿐 구체적 요청을 해왔다고 보긴 어려웠는데도 “고민 중”이란 속내를 드러낸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이 최근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라 2년째 계속돼 온 이슈인 만큼 진작에 움직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대선을 앞둔 미국이 원하는 것은 사실은 동맹국들의 정치적인 지지”라며 “그러나 한국은 상징적 지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통상, 무역처럼 실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돼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노골적인 ‘친중 성향’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천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나 이번 정부 모두 공통적으로 ‘친중 사대’ 정신을 갖고 있지만, 현 정부는 미국과는 붙어서 싸울수록 좋은 일이고, 중국에는 대들면 안 된다고 보는 인식이 조금 더 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우리의 국익은 미국과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현 정부가 친중 성향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출범 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부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정부는 대체로 중국 문제와 관련해 각을 세우지 않는 접근 방식을 취해 왔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전략은 시간 끌기와 기회 엿보기뿐”이라며 “그러나 이제 시간 끌기는 모험이 될 수 있고 큰 위험 부담을 동반한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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