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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종호 논설고문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5일(月)
文대통령 ‘마음의 빚’과 有罪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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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親文 패권주의 지나치다 못해
한명숙 前 총리 ‘무죄’ 만들기
‘反법치 쿠데타’ 式 발상까지

법무장관도 사실상 ‘위증’ 편
조국 不法 감싸는 배경과 같아
國基 허물 위험성 커지는 현실


문재인 정권의 친문(親文) 패권주의가 급기야 ‘내 편에서 떠받드는 인사에 대해서는 유죄(有罪)도 무죄로 뒤집는 반(反)법치 쿠데타’ 식(式)의 발상까지 서슴지 않기에 이르렀다. 대법관 13명 전원 일치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대법원의 2015년 확정판결마저, 국회 177석의 더불어민주당과 문 정부는 힘으로 뒤엎으려는 시도를 가시화했다. 노무현 정부 총리와 초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친노(親盧)·친문 진영을 아우르는 핵심 원로의 도덕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도 용인할 수 없다는 식이다. 그렇잖다면 불법 정치자금을 준 사실을 검찰에 자인했던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근거 없는 ‘반대편 정치인 연루’까지 담아 진술을 완전히 뒤집은 내용이어서, 1심·2심·최종심 모두 신뢰하지 않은 ‘옥중 비망록’을 마치 새로 드러난 증거인 것처럼 꾸며 호들갑을 떨 리도 없다.

‘검사의 강요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거짓 진술했다’는 취지의 그 비망록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로, 검찰이 서울구치소의 한 전 대표 감방에서 압수했다. 검찰은 이를 ‘진술 조작 시나리오’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판단해 유죄 입증에는 불리할 수 있는데도 법정에 제출했고, 당시 재판부뿐 아니라 변호인 측도 검토했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공여 외에 위증 혐의로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추가 확정돼 만기 복역한 뒤 2018년 사망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친여(親與) 성향 일부 매체가 지난 14일부터 ‘10년 만에 드러난 빼앗긴 비망록’ 운운으로 왜곡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명숙 무죄’ 만들기에 나섰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든 정황이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 수사와 사법 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고 했다. 어느 최고위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범위에 들어간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한 전 총리 기소와 유죄 판결은) 국가권력에 의한 범죄 또는 폭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비망록을 보면 수사기관이 고도로 기획해, 수감 중인 증인을 수십 차례 불러 협박·회유한 내용이 담겼다”며 위증으로도 처벌받은 한 전 대표를 사실상 편들었다. 오죽하면 그의 면전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억울한 사정이 있으면 증거를 갖춰 재심 신청을 하면 된다. 의혹 제기만으로 과거의 확정판결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치면, 그것이야말로 사법 불신의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겠는가.

징역 2년을 살고 2017년 만기 출소한 한 전 총리를 두고 그러는 배경은 문 대통령의 ‘마음의 빚’인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전방위 불법(不法) 혐의를 한사코 감싸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어느 민주당 의원도 사견(私見)을 전제로, 최근 이렇게 말했다. “한 전 총리 구명운동이 검찰개혁의 지렛대를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문 대통령이 한 전 총리를 너무 아낀다. 개인적으로 마음의 빚이 있을 것이다. 그 빚을 갚고 명예를 찾아주겠다는 거다. 민주당 지도부도 그걸 모르겠나. 명예로운 자리를 주겠다는 신호가 아닌가 싶다”. 문 대통령 ‘마음의 빚’이 출발점에 해당하는 문 정권의 ‘법치 파괴’ 행태는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2014년 “내 30년 지기(知己)의 당선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한 말은 결국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청와대 비서실과 울산지방경찰청 등의 ‘선거 공작과 경쟁 후보 표적 수사’ 혐의로 이어졌다. 한 전 총리 변호인이었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문 대통령이 취임 축하 전화를 하며 ‘권력기관 개혁에 중요 역할’을 당부한 것도 심상찮다. 최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로 몰아왔다. 문 정부 청와대의 공직기강비서관 임명 전에 변호사로 활동한 그는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 발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면서 4·15 총선에 출마했다. 민주당의 위성·비례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과는 다른 또 하나의 사실상 위성·비례정당 소속으로 당선된 직후엔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을렀다. 재판을 받으면서는 “법정에 서야 할 것은 정치 검찰”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개인적 ‘마음의 빚’이 국기(國基)까지 허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위험성이 더 커진다. 심각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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