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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5일(月)
‘부부의 세계’ 한소희 “이제 결혼은 못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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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희 [9ato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오-여다경, 이해할 수 없어…김희애 연기에 무기력함 느끼기도”

분명 드라마에선 한 대 때려도 속 시원치 않은 ‘상간녀’인데,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의 ‘워너비’가 된 이유는 뭘까.

25일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인터뷰로 만난 배우 한소희(26)는 욕은 먹었지만, 인기를 얻은 데 대해 “정말 다행”이라며 소리 내 웃었다.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도도한 여다경과 달리 실제로 만난 그는 털털하면서도 자기 목소리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드라마 방영 중 흡연, 문신 등 과거 사진이 발굴되며 당황할 법도 했지만, “그때의 모습도 나고 지금의 모습도 나”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한소희는 극 중 이태오(박해준 분)의 바람 상대이자 그와 결혼까지 하는 여다경 역으로 분했다. 극의 흐름상 ‘욕받이’가 되는 건 인지상정이었다.

“악역으로 욕먹으면 칭찬이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전 욕을 먹는 게 크게 좋진 않았지만 그런 것도 다 하나의 관심이고 여다경 캐릭터에 잘 집중해주는 반응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시청자들보다 가족들, 친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극 중 준영이가 태오-다경 집에 와서 계모 역할을 하는 시점에서도 ‘어떻게 애한테 그럴 수 있냐’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도 하고…. 친구들 중 아이 있는 유부녀들이 많아서 그런 반응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의문, ‘도대체 여다경은 왜 이태오를 좋아하는 걸까’에 대해 한소희는 “처음에 풀어나가야 했던 관문 중 하나가 이 질문”이라며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경이는 왜 애 딸린 유부남을 사랑할까요? 어리고 금수저에 부족한 거 없이 자랐는데도요. 사실 다경이 캐릭터는 부모님의 권력에 등 떠밀려 살아온 인물이에요. 자기 꿈, 직업, 미래를 중요시한다기보단 감정과 자극에 대한 결핍이 심했을 거라 생각했어요. 반면 태오는 ‘쥐뿔’도 가진 게 없지만 열정 하나로 독립영화부터 시작해 예술산업에 맨땅에 헤딩하듯 뛰어들잖아요. 다경이 눈엔 그게 멋있어 보였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잘생겼잖아요. (불륜 상대 이태오를 연기한 박해준을 가리켜) 진짜 잘 생기셨어요(웃음).”

한소희는 예측 불가능한 데다 극단적이기까지 한 극 중 인물들의 행동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태오와 여다경이 고산시에 돌아와 지선우에게 잘 산다고 과시하려고 한 것부터 진 것”이라던 그는 “아직도 다경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만 인물에 깊이 몰입하면서 상처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2년 후 고산시로 돌아온 후의 장면들은 연기하면서 실제로도 상처를 받았어요. 16회를 보면 이태오가 준영이만 보고 있잖아요. 제니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끝까지 이해가 안 됐어요.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다경이가 태오를 떠났을 거예요. 이해했다면 같이 살았을 테지만…끔찍하네요(웃음).”

이태오와 끝내 헤어지고 미술관 운영을 공부하게 되는 결말에 대해선 “여다경의 몰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들 여다경더러 ‘역시 금수저’라면서 결말을 탐탁지 않아 하는데, 다경이도 아빠 없는 아이를 키우면서 앞으로의 인생이 지옥일 것 같다”고 했다.

한소희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지선우가 여병규 회장 불륜을 폭로하는 식탁 신을 꼽았다.

“아무래도 김희애 선배님 뒤통수를 때리는 그 장면이 무서웠어요. 선배님을 감히 제가 때린다는 것 자체가 공포로 다가왔죠.”

그는 2007년 김희애가 불륜녀로 나왔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보긴 했지만, 불륜 연기와 관련해 김희애와 특별히 대화를 나눈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절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셨어요. 또 감정을 김희애 선배님과 공유하는 게, 선배님의 극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어요. ‘부부의 세계’는 온전히 개인으로 플레이하는 드라마잖아요.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와 공유하는 순간 틀이 질 것 같았죠.”

선배 배우이자 극의 중심 지선우로서 드라마를 이끌고 간 김희애에 대해 한소희는 “선배님을 보면서 부족한 역량 때문에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부부의 세계’로 배운 점도 많지만, 나에 대한 실망, 박탈감도 커요. ‘난 아직 멀었구나’라고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했죠. 제 딴에는 큰 노력과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 제 ‘기쁨’이라는 감정의 결이 2개라면 선배님들은 5개인 것 같아요. 특히 김희애 선배님의 집중력은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였죠. 선배님이 촬영 끝나고 안아주는 순간 울었어요. 대단원의 막을 내가 감히 선배님 옆에서 끝냈다는 것 자체가…. 감정이 복잡했어요.”

그는 “완벽했던 가정이 무너지는 걸 세세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를 하고 나니 감히 결혼은 시작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은 못 할 것 같아요. 결혼이란 것 자체를 차마 시작도 못 할 것 같아요(웃음). 지선우와 이태오의 애증,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누군가와 결혼하면 그 사람을 죽도록 싫어하면서 사랑하는 감정이 힘들 것 같아요. 사랑만 하고 살 수 없는 관계가 부부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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