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8.10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회·정당
[정치] Leadership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6일(火)
“다 바꾸자” 창조적 파괴 이끌어야 성공… 강경파 휘둘리면 실패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주호영(오른쪽)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정당의 비상대책위원회

2011년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 공천권 쥐고 쇄신… 김종인, 2016년 민주당서 가차없이 컷오프해 총선 승리
2014년 새정치연합 박영선·2016년 새누리당 인명진, 전권 없는 ‘태생적 한계’로 강경파에 무릎


“무엇이 잘못됐길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일반 국민이 기존 정당을 저버렸는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정당들은 지금과 같은 자세로는 국민의 마음을 끌 수가 없다. 창조적 파괴를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2011년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이 꺼내 든 일성은 ‘창조적 파괴’였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소감을 말해달라”며 마이크를 넘겼는데, 외부에서 온 김 위원이 첫 회의부터 ‘모두 바꿔야 산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성공 조건은 쇄신의지와 대주주의 지원 = 당시 박근혜 비대위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와 당 소속 보좌진의 중앙선관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 연루 등으로 당 지도부가 몰락한 상황에서 출범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상돈 중앙대 교수,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 등 외부 인사들이 대거 영입됐다. 당내 인사로도 쇄신파로 분류되는 김세연, 주광덕 의원이 합류했다.

예상대로 비대위는 삐걱댔다.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 용퇴론 등 거침없는 의견들이 연일 쏟아져 나왔다.

첫 회의에서도 외부위원들은 비공개 전환 직후 디도스 문제를 꺼내 들었다고 한다. 이미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던 박 비대위원장은 외부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선별 수용했다. 총선 공천권을 쥔 박 위원장 앞에선 당내 반발도 얼마 가지 못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꿀 때도 거센 저항을 누르고 밀어붙였다. 비대위는 이듬해 총선에서 과반의석인 152석을 얻어 승리하고, 2012년 대선에서도 이겼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비슷한 공식이 이어졌다. 외부 비대위원, 그리고 그들의 강력한 뒷배인 유력 대선주자가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김종인 전 위원을 삼고초려한 끝에 비대위 대표를 맡겼다. 자신은 2선으로 물러나는 한편, 공천 고비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공천권을 쥔 김 대표는 이해찬·정청래·전병헌·강기정·이미경 의원들을 가차 없이 컷오프했다. 공천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져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새누리당에서 ‘좌클릭’한 김 대표는 이번엔 ‘우클릭’을 시도했다. 그해 6월에는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안보정당의 모습을 강조해 중도층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읽혔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안보관을 강하게 비판했던 문 대표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김 대표를 두둔했다. 당내 반발이 들끓자 김 대표는 “정당의 최고 가치는 집권”이라며 “정체성에 얽매여선 영원히 집권을 못 한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승리해 2017년 19대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  여야 비대위원장 출신 정치인. 왼쪽부터 인명진·박근혜·김종인·김병준·박영선.

◇당내 강경파와 계파에 휩쓸리면 실패 = 반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비대위는 1달여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사라졌다.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혁신작업을 진두지휘했지만 매번 강경파의 반발에 휩쓸렸다.

새누리당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가 강경파의 반발로 무산되자 탈당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전의 야성을 누그러뜨리고 온건한 입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협상에 임하면서 야권과 유가족의 저항에 부딪혔다. 그는 비대위원장에 이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당 소속 전체 의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쳤다”며 특정 계파와 강경파들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진행 중인 2016년 말 출범했다. 대통령의 부재에도 친박(친박근혜)계의 서슬은 여전히 퍼?다. 인 비대위원장이 서청원 의원을 ‘악성 종양의 핵’에 비유하며 인적청산을 예고하자, 서 의원은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 비대위원장은 이제 당을 떠나달라”고 맞받았다. 인 위원장이 주도한 상임전국위원회도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상임전국위는 당시 인 위원장을 뒷받침할 비대위원들을 임명할 예정이었다. 서 의원과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의 조직적 반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취임 3달만인 2017년 3월 29일 전격 사퇴했다. 서 의원 등 친박 핵심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당명 변경 등을 진행했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공천권’이 변수 = 2018년 6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차기 비대위원장에 대해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 그 칼은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자 총선 공천권까지 줄 수 있다며 공개 구인에 나선 셈이다.

그만큼 공천권은 비대위 성패를 가릴 만큼 중요한 무기로 꼽힌다. 선거가 없더라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통해 당협위원장 일부를 솎아낼 수 있지만 그 파괴력은 크지 않다. 말하자면 부도기업의 법정 관리인이 인사권조차 못 쥐고 회사 재건을 요구받는 셈이다.

실제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준 위원장은 비대위 권한은 물론 기간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다음 총선이 2020년 4월로 예정돼 현실적으로 공천권을 휘두를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 탓이었다. 김 위원장은 전국 253곳 당협위원장의 일괄 사퇴를 끌어내고, 한국당의 새 경제 안보 정책인 ‘아이노믹스’ ‘평화 이니셔티브’를 내놓았지만 끝내 계파 갈등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태어난 비대위원장에게 무엇보다 소통과 설득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외부 비대위원장이 전통적으로 당이 추진해 온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조건 전권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설득의 기술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이제 막 당선돼 임기가 4년 남은 국회의원들을 이끌기 위해선 ‘우리 보수가 이렇게 잘못됐다’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걸 설득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mail 김윤희 기자 / 정치부  김윤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보수정당 비대위 2000년 이후 8번째… 선거 패배때마다 어김없…
[ 많이 본 기사 ]
▶ 땅 속 6㎞ 아래 거대 마그마… 점점 가까워지는 ‘백두산 대..
▶ 文대통령 지지율, 43.9% 재하락세…민주 35.1% 통합 34...
▶ 북한, 핵 탄도미사일 일본 조준…“열도 전역 사정”
▶ 이효리 “결혼 8년차…임신하려 한약 먹어”
▶ 중앙지검 차장 누가오든 ‘秋사단’ 점령… 사실상 권력수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망 교통..
한상혁, 검언유착 제보자 변호 민병덕..
추미애와 ‘애완 검(檢)’
떠나는 문찬석 “검사들, 잘못된 것에..
소 보상 어떻게?… 가축재해보험 가입..
topnew_title
topnews_photo ④ 日대지진, 백두산 분화의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 화산학과 지진학2002∼2005년 사이에 지하 3㎞까지 올라와 산이 팽창하고 화산성 지..
mark文대통령 지지율, 43.9% 재하락세…민주 35.1% 통합 34.6%
mark북한, 핵 탄도미사일 일본 조준…“열도 전역 사정”
중앙지검 차장 누가오든 ‘秋사단’ 점령… 사실상 권..
홍수피해 年3200억…‘4대강 사업’ 뒤엎다 治水 놓친..
“하늘도 나라도 원망스럽다”… 폭우에 초토화 된 화..
line
special news 이효리 “결혼 8년차…임신하려 한약 먹어”
가수 이효리가 임신하기 위해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깜짝 고백했다.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

line
국방부, 核潛 전환가능 4000t급 잠수함 사업 추진
새 대법관에 ‘우리법 출신’ 이흥구 임명 제청…국보..
靑 정무·민정·소통수석 교체… 노영민은 유임키로
photo_news
‘괴물’ 류현진, 12일 ‘도깨비팀’ 마이애미 돌풍..
photo_news
2년차 모리카와, PGA 챔피언십 제패…김시우..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코로나 힘들어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잖아…“다시 웃어봐”
[Leadership 클래스]
illust
기후변화·역병퇴치 통 큰 투자… 인류미래 해결 나선 ‘이공계 ..
topnew_title
number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망 교통사고 낸..
한상혁, 검언유착 제보자 변호 민병덕과 ‘각..
추미애와 ‘애완 검(檢)’
떠나는 문찬석 “검사들, 잘못된 것에 단호한..
hot_photo
호날두, 유벤투스 떠나 PSG행?
hot_photo
“난 행복한 데 갈래” 그룹 AOA 출..
hot_photo
양팡, ‘뒷광고’ 이어 ‘조작방송’ 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