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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6일(火)
급기야 여당서 ‘파묘’ 주장까지…현대판 사화(士禍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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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정치가 의석 수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재규정하려 든다면, 국회 주도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가 뒤집히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총선에서 압승해 177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되는 일련의 움직임은 걱정스럽다. 서울 동작을 선거구의 이수진 당선인은 2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破墓)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밝히고 관련 법안을 추진할 의사도 밝혔다.

오는 29일 임기가 끝나는 제20대 국회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제안됐지만 폐기됐다. 독립운동을 했더라도 대한민국엔 반역자일 수 있고, 친일 행적이 일부 있더라도 대한민국에 큰 기여를 한 경우도 있는 등 무 자르듯 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경우에 한해 국민 공감대 위에서 균형 잡힌 전문가 그룹에 의해 신중히 진행되도록 하는 게 옳다. 설훈 최고위원은 25일 1987년 KAL기 폭파 테러 사건 재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7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 등이 재조사를 벌여 김현희 등 북한 공작원에 의해 자행된 사건임을 확인했다고 발표까지 했던 것을 다시 파헤쳐야 할 이유로 ‘전두환·노태우 정권 작용’ 등을 들었다. 이 밖에도 한명숙 유죄 뒤집기, 여수·순천 반란 사건 재조명 및 특별법 제정, 동학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 등도 추진되고 있다. 단순한 피해자 추모를 넘어 국가 정통성을 훼손하는 부분도 짚인다.

조선시대에는 선비 집단들이 명분과 지역 등을 중심으로 권력 쟁탈과 피의 보복을 되풀이한 사화(士禍)가 이어졌고, 임진왜란을 겪고도 악습을 고치지 못한 채 당쟁(黨爭)으로 악화해 근대화에 실패했고, 결국 식민지로 전락했다.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거대 여당이 그런 일을 부추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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