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미>‘코로나 여파’ 지출↑ 세수↓… 美 州정부 재정파탄 위기

실업자 보조금 등 예산 고갈
내년까지 5000억달러 부족

연방정부에 지원 요청했지만
공화, 민주 텃밭州 많아 반대

미국 주 정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환자·사망자 급증과 실업자 증가로 예산이 고갈되면서 재정난에 처한 상황이다. 재정 파탄 위기에 처한 주 정부는 연방정부에 5000억 달러(약 618조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27일 미 주지사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추가 소모와 세입 감소로 주 정부들은 향후 2년간(2020∼2021년) 5031억 달러의 자금 부족이 예상된다. 2년간 재정 지출은 당초 주 정부의 예상보다 2324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로 급증한 실업자 보조에 862억 달러,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케이드에 527억 달러, 코로나19 검사에 750억 달러 등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반면 실업자 증가와 소비 감소 등으로 주 정부 세수는 672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연방 정부가 약속한 지원 자금(1500억 달러) 등을 받더라고 부족분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서 재정 파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 정부 재정 위기에도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원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보며 재정 위기에 처한 주가 민주당 강세 지역에 집중된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발병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7개 주인 뉴욕주와 뉴저지주, 일리노이주, 매사추세츠주, 캘리포니아주,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중에서 매사추세츠주를 제외한 6개 주의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진보적 성향에 도시 거주자가 많다 보니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5일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1조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총 3조 달러 규모의 5차 추가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주 정부의 추가 자금 지원 요청에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주) 구제안’이라며 부정적이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법안의 상원 통과 저지를,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를 공언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급증한 상황에 민주당 강세 지역을 지원하는 건 오는 11월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6개 민주당 강세 주 중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의 경우 2016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경합주라는 점이 변수다. WSJ에 따르면 케빈 해싯 백악관 선임 경제 자문은 “대통령은 협상에 열려 있다”며 주 정부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