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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7일(水)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한국영화 6월 줄개봉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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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큰 타격 입을 수 있지만
침체 악순환 끊으려는 절박함

미스터리 스릴러 ‘침입자’와
‘프랑스 여자’는 4일에 개봉

농약 살인사건 다룬 ‘결백’
정진영 감독 데뷔‘사라진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영화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6월부터는 거의 매주 한 편 한국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코로나19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배급사나 제작사로선 자칫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한 결정. 그러나 여기엔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배어 있다.

26일 영화 투자·배급사 및 제작사에 따르면 27일 ‘초미의 관심사’를 시작으로 ‘침입자’ ‘결백’ ‘사라진 시간’ ‘#살아 있다’ 등 신작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월 개봉 일정을 확정했다. 대부분 5월 개봉을 추진했던 작품들이다. 지난 3개월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개봉을 준비했다가 이태원발(發) 재확산 사태로 다시 연기했던 일정을 잡은 것이다. 여전히 여건은 좋지 않지만 상황이 개선되기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배급하는 ‘침입자’는 오는 6월 4일 개봉한다. 원래 5월 21일 개봉하려던 작품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후 언론배급시사회도 취소하고 2주일을 연기했다. 실종됐다가 25년 만에 집에 돌아온 동생(송지효)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오빠(김무열)가 비밀을 추적하다가 충격적 진실과 마주한다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송지효, 김무열의 연기 앙상블도 궁금하지만 손원평 감독의 세공력에도 호기심이 쏠린다. 손 감독은 2017년 화제의 소설 ‘아몬드’의 원작자다. 이 소설로, 창비청소년문학상,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부문상을 받았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딸이기도 하다.

‘프랑스 여자’도 ‘침입자’와 같은 날 개봉한다. 20년 전 파리로 떠났다가 귀국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그려낸 영화다. 연극·영화·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해온 김호정이 주인공을 맡고 김희정 감독이 연출했다. 6월 1일 띄어 앉기 좌석제로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한다.

키다리이엔티가 배급하는 ‘결백’은 6월 11일 개봉한다. 역시 27일 개봉하려던 것에서 2주 뒤로 물러섰다.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심리극이다.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 역에 배종옥,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 역에 신혜선이 등장한다.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2017), ‘서른이지만 열일곱’(2018), ‘단, 하나의 사랑’(2019)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은 신혜선의 첫 번째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상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으로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모은 ‘사라진 시간’은 6월 18일 개봉한다. 정진영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조진웅이 연기했다.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정진영은 21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한때 영화감독을 꿈꿨으나 배우 생활을 하면서 난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4년 전부터 내 스타일과 사이즈에 맞게 용기를 냈다. 17세의 꿈을 57세에 이뤘다”고 말했다.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도 6월 말 개봉을 결정하고 27일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원인불명의 병에 걸린 사람들의 공격 속에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생존자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미국에서 활동해온 조일형 감독이 맷 네일러 원작을 국내 사정에 맞게 바꿨다. 넷플릭스 공개 ‘킹덤’으로 ‘K-좀비’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포스터 속 좀비들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 중 가장 먼저 규모 있게 개봉한다는 점에서 흥행 성적에 관심이 간다. ‘귀향’ 조정래 감독의 신작 ‘소리꾼’도 6월 개봉을 확정했다.

코로나19로 허덕이던 지난 3개월간 한국영화계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역대 최저 관객 수를 기록하고, 일일 관객 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신작 개봉은 불과 2편. 극장들은 재개봉과 이벤트로 겨우 스크린을 돌렸으나 그나마도 관객의 구미를 당기지는 못했다. 급기야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등 뼈를 깎는 대책을 실시해야 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제는 가만히 기다리지 말고 직접 나서서 침체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개봉 일정이나 방식에 있어 보다 공격적인 방식이 요구된다”며 “6월 개봉으로 물꼬를 트고 7∼8월 성수기에 관객 수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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