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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Interview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9일(金)
“법안소위의 만장일치 관례는 고쳤으면”… “정치논리로 파행 거듭한 정무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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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운열(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열람실에서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최 의원은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원으로 근무하고 김 의원은 학계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선규 기자

■ 20代 국회 떠나는 비례대표 최운열·김종석 의원 좌담

29일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던 20대 국회가 마무리됐다. 경제 전문가 출신으로 여야에 각각 영입돼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며 정무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국민복리보다 이념이 우선돼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최 의원과 김 의원은 당위론 또는 정치 논리에 입법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 와서 보니 시스템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옳은 게 옳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단순 논리로 도입하는 제도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모든 행위를 법으로 규제하면 우리가 꼼짝을 못한다”며 “통과가 안 돼 다행인 법안도 많다”고 꼬집었다. 포스트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를 맞아 과감한 인식 전환과 규제 개혁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좌담회는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두 의원은 모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불출마했고,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사회 = 조성진 정치부 차장

△사회 = 4년 의정 활동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떠난다. 어떻게 평가하나.

△최운열 의원(이하 최 의원)= 학교에서 33년간 봉직하고 전혀 정치할 생각이 없었던 상황에서 갑자기 왔다. 지난 4년은 덤으로 주어진 ‘퍼블릭 서비스’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는 못했어도, 중요한 법안을 많이 통과시켜 의미 있는 의정 생활이었다고 자평한다.

△김종석 의원(이하 김 의원) = 4년 전에는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라고 했다. 이제는 20대 국회가 최악이었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한국의 정치 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21대 국회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시장경제의 창달이라는 헌법 정신에 충실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는데 돌이켜보니 많이 미흡했던 것 같다.

△사회 =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은 무엇인가

△최 의원 = 3∼4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의 회계정보 질이 굉장히 후진적이었다. 회계정보 질이 떨어져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가 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감사법 개정안을 발의해 처리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도 개정했다.

△김 의원 = 정무위에서는 여야 합의를 이뤄낸 법안이 많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18대 국회부터 숙제였다. 여야 문제가 아니라 일부 의원의 견해 차이로 난산을 겪었지만, 인터넷은행법은 4차 산업혁명이나 핀테크 발전을 위한 전기를 마련한 법안이다. ‘데이터 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법도 기억에 남는다.

△최 의원 = 고쳤으면 하는 관례가 하나 있다. 법안심사소위원회 만장일치제는 장점도 있지만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용정보법은 여야 모두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한 의원이 계속 반대를 해서 몇 달을 끌었다. ‘이래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의원 = ‘법안소위가 만장일치가 돼야 하는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국회의 아름다운 전통 중 하나라고 생각해 지켜졌으면 좋겠다. 국회는 정말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고 견해가 다른 사람의 발언권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최 의원 =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는 게 토론을 해서 결론을 끌어내야 하는데 99%가 동의하면 관습상 일반 국민도 동의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합리성을 결여한 이유를 들며 1%가 반대할 경우에도 길이 막혀야 하는지는 회의적이다.

△사회 = 국가보훈처 문제로 정무위가 오랫동안 멈춘 적이 있다.

△김 의원 = 2019년 상반기 6개월간 ‘전무위’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개점휴업을 했던 것은 오점 중 하나다. 정책과 무관한 정치 논란에 걸린 것이다. 손혜원 의원의 부친 기록 제출 문제로 절충점이 안 찾아졌다가 국정감사에서 출구를 찾았다. 정치적, 정략적인 논란과 정책적인 부문의 조화가 아쉬웠다.

△최 의원 = 정무위에 너무 이질적인 부처가 다 들어와 있다. 보훈처 이슈 때문에 금융이나 공정거래 이슈가 왜 제약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금융만 따로 위원회를 두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최악의 국회라고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가 법안 처리율이다. 그런데 법안이 많이 통과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 모든 행위를 법으로 규제하면 우리가 꼼짝을 못한다. 통과가 안 돼 다행인 법안도 많다.

△김 의원 = 먼저 말해 줘서 감사한데, 야당이 정무위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이유가 남아 있는 법안 중에 ‘악법’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책이라는 게 결국 제도 설계이자,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국회에 와서 보니 시스템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옳은 게 옳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단순 논리로 도입하는 제도가 많다. 법 심의 과정에서 선의만 강조한 나머지 사회적 비용, 부작용이 간과되는 게 아쉬웠다. 증거 기반의 입법이 돼야 하는데 한국의 입법 과정은 이게 굉장히 부족하고 오히려 지난 4년간은 더 악화됐다. 20대 국회가 등원하자마자 의원 입법에 대한 규제영향 분석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려고 했다. 발의 과정에서 의무를 권고로 바꿨음에도 운영위원회에서 합의하지 못해 폐기된다.

△최 의원 = 정부 입법은 연구하고, 공청회를 열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받아 1년을 들여 법안을 발의한다. 행정관료들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의원 입법으로 하려고 국회로 가져온다. 국회는 한 달이면 발의된다. 국회에도 걸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게 없다 보니 법안 수가 많은 것이다.


△사회 = 정치 논리에 의해 정책이 영향받는 상황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나.

△최 의원 = 정치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국민 후생증진이라고 본다. 약자가 피해를 볼 수 있어 보호해야 한다며 정치 논리로 막아버리면 안 된다. 대표적인 것이 ‘타다금지법’이다. 약자가 받는 피해는 정부가 사회안전망으로 해결해야 ‘윈-윈’이 된다. 원격 의료 문제 또한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었는데도 아직 못하는 이유가 ‘동네 병원이 피해를 받는다’는 논리 때문이다. 정쟁으로 가버리면 안 된다.

△김 의원 = 명분과 이상론에 치우친다고 지적하고 싶다. 고전적으로 정치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소수의 조직된 이익집단의 이익이 분산된 다수의 이익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대표적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21대 국회의 숙제다.

△최 의원 = 비슷하게 생각한다. 노동과 노조는 구분해야 한다. 나는 ‘친노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000만 근로자 중 양대 노총 가입자는 200만 남짓이다. 왜 그 사람들을 위한 정책만 해야 하나. 정치권이 인식을 바꿔야 한다. 양대 노총처럼 조직화된 곳을 위한 정책이 전체 근로자를 위한 정책으로 호도되고 있다. 20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입에서 친기업이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두려워하는데, 기업과 기업인을 혼동해서 그렇다. 기업이 잘 돼 손해 볼 사람은 없다. 반대로 기업인이 불법을 했다면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 그것을 반기업이라고 매도해서도 안 된다.

△김 의원 = 다원적인 선진 민주주의일수록 조직된 이익집단이 힘을 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정치인이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최 의원과 저를 포함해 타다금지법을 반대한 의원이 7명밖에 안 된다. 사실 통합당이 타다금지법에 찬성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웃음)

△최 의원 = 통합당은 시장경제를 주창하니 타다금지법을 반대할 줄 알았다. 소비자나 국민 후생을 생각하면 당연히 타다를 허용해야 한다.

△김 의원 = 뉴욕이나 런던을 보면 우버의 등장으로 택시 회사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 입증이 안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제도 설계를 할 땐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사회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최 의원 = 모든 영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난다.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근로자다. 기업이 더 생기고 투자가 더 이뤄지도록 국회가 규제 문제를 다뤄야 한다. 돈을 많이 안 들이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 규제를 푸는 것이다. 기업이 규제에 막혀 못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규제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김 의원 = 새로운 메가트렌드가 형성되려는 조짐이 보인다. 지난 70년 동안 세계 평화와 번영의 밑거름이 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자유무역, 경제통합 등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디글로벌라이제이션(탈 세계화), 국가 이기주의, 자유무역 퇴조, 미·중 갈등과 이로 인한 신냉전 등이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

△최 의원 =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망가졌다. 리쇼어링(기업의 국내 회귀)을 정말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세금 문제 등에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내수가 활성화돼야 한다.

△김 의원 = 자립경제라는 개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각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인의 경제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 강화는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효율화되고, 정부를 혁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무능하고 비대한 정부로는 국제 경쟁에서 뒤진다.

△최 의원 = 기업이 온다고 하면 부지를 50년간 무료 임대하는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결국 리더십의 문제다.

△김 의원 = 박근혜 정부 당시 리쇼어링 자료를 봤는데, 제일 큰 애로가 ‘수도권에는 입지할 수 없다’는 조건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과제와 부딪힌다. 수도권 규제를 풀면 균형 발전이 깨지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토론해야 한다. 수도권을 찍어 누른다고 해서 지역이 발전한 경우는 거의 없고,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사회 = 결국 패스트트랙을 놓고 충돌하면서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최 의원 = 가능한 한 패스트트랙까지 안 가고 해결해야 한다. 그게 안 돼 법대로 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데 그런 현상이 안 나타나는 게 제일 좋다. 180석 가까이 얻었다고 모든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 하면 결국 우리한테 데미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통합당은 공직선거법에서 대안 자체가 없었다.

△김 의원 = 기존 선거법을 유지하자는 게 우리 안이었다. 패스트트랙은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였는데 결과적으로 시간 제약을 가해 완력으로 밀어붙이는 쪽으로 갔다. 당시 정국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공직선거법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 의원 = 극한투쟁을 통해 선명성을 내세운다고 해서 인정해주는 시대가 아니다.

△김 의원= 이번 총선에서 느꼈다.

정리=서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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