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법무 “檢의 제식구 감싸기 등 공수처 1호 수사 대상될 것”

“대통령 측근 비리예방 취지”
文대통령 전날 언급과 배치

권력수사중인 檢 압박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사실상 검찰을 공개 지목했다. 추 장관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일 공수처 설립 취지에 대해 “검찰 통제 수단이 아니라 대통령 주변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막자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배치된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수처라는 건 잘 아시는 것처럼 검사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이 권력에 지나치게 유착돼서 제대로 사법 정의를 세우지 못하거나 자기 식구 감싸기 식으로 축소 수사를 한 것에 대한 반성적인 입장에서 탄생한 것”이라면서 “1호 사건은 출범 취지에 맞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어떤 사건이 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추 장관은 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특정인이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수사 대상에 대한) 논란에 빠져 (공수처가) 출범하지 못하는 여론이 조성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여권 내에서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등이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해선 “성역은 없다”면서 “모든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공수처 수사 대상에) 적용을 받아, 부패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답했다.

검찰과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랑 사실 아무런 상관도 없고 이와 관련해 지휘할 법적 권한도 없다”며 “공수처법에는 공수처가 입법·행정·사법부 어디에도 속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사건이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공수처 1호 대상 물음에 (추 장관이) 검찰 문제를 언급한 건,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 ‘위협구’”라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 발언 등에 비춰봐도 추 장관의 이날 발언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나 측근도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공수처가) 검찰 견제 수단으로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 원래 뜻은 대통령 주변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막자는 취지”라면서 예정대로 7월 중에 출범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