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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30일(土)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취업 면접?”…화상면접 준비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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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원 채용 때 화상 면접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대면 면접만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은 갑작스러운 면접 방식 변경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취준생이 화상 면접을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1주일간 화상 면접 준비를 해봤다.

◇ 비대면 면접인데 더 진해진 화장…정장 위·아래 모두 갖춰야

화상 면접 경험이 전무했기에 회원 수 32만 명이 넘는 온라인 취업준비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했다.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지 10분 만에 “zoom(줌·화상회의 플랫폼)으로 (면접)보시나요. 저도 유튜브에서 검색한 걸 최대한 확인하고 그랬어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에서 ‘화상 면접 준비’라고 검색했더니 관련 영상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조회 수가 높은 영상 5개를 시청한 뒤 조언에 따라 면접 의상을 고르고 메이크업을 준비했다.

화상 면접이라 정장 상의만 입으면 될 줄 알았지만 정장 바지까지 갖춰 입어야 한다고 영상 속 유튜버들이 제안했다. 면접 도중 캠을 잘못 건드려 반바지 같이 편한 복장이 보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장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되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실제 모습보다 화면에 비친 얼굴이 더 밋밋해 보였기에 평소보다 진하게 화장했다. 립글로스도 전에 사용하지 않던 붉은 계열을 선택했다.

환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조명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유튜버 조언에 따라 장스탠드와 무드등도 준비했다. 1회 대여료가 2만5천원인 이동식 조명은 비용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

◇ 집·커피숍·스터디카페…면접 장소 찾아 삼만리

면접 장소로 가장 먼저 택한 곳은 집이었다.

우선 인터넷 공유기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노트북에 ‘줌’을 설치했다.

그런데 노트북 화면에 비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문제가 그러났다. 세탁기, 전기밥솥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 싱크대에 수북이 쌓인 접시까지 적나라하게 보인 것.

지원자 모습과 발언보다는 집안 살림살이에 면접관의 눈길이 갈 듯했다.

게다가 노트북 밝기를 높이고 장스탠드와 무드등을 켜도 화면이 어두웠다. 도로 주변이라 소음 때문에 창문을 열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집 근처 조용한 커피숍을 찾아 나섰다.

집보다 실내가 밝은 커피숍을 찾았지만 10분이 지나지 않아 중년 여성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들 대화 소리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이 더해져 지원자 목소리가 묻힐 것 같았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간 대여 사업을 알아봤지만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거나 한 달 전 예약이 마감된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국 시간당 5천원가량을 지불해야 하지만 개인 공간이 있고 커피숍보다 소음이 적은 스터디카페를 면접 장소로 선택했다.

대기자가 많아 전화로 예약한지 2시간이 지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나서 주변 잡음이 없는지, 인터넷 연결 상태가 괜찮은지, 주변 정리정돈은 잘 되었는지 등을 확인했다.

최종 리허설을 위해 지인을 섭외해 실제 면접처럼 진행해봤다. 시선, 자세 등 혼자 준비할 때는 보이지 않던 허점들이 속속 드러났다.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모니터를 응시한 것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자칫 커닝하거나 허공을 보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캠을 바라보고 말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러웠다.

말이 잘 나오지 않아 두어번 손사래를 친 것도 화면상에서는 큰 움직임으로 보여 거슬렸다.

행여나 면접관에게 목소리가 작게 들리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평소보다 목소리를 크게 내기도 했다.

◇ 장소·장비대여료 등 부담…“정부, 화상면접 인프라 구축 나서야”

1주일간 화상 면접을 준비해 보니 대면 면접보다 부수적으로 고려할 것들이 훨씬 많았다.

최저시급 3배 수준인 이동식 조명 대여료 등 관련 장비나 장소 대여료를 개인이 충당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취준생들이 서로 면접관이 돼주거나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조언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는 화상 면접 준비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화상 면접이 보편화될 경우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년 노동단체 청년유니온 김영민 사무처장은 “모든 청년이 화상 면접을 볼 수 있는 개별 장비를 갖춘 것이 아니며, 대학생이 아니면 화상회의 시스템을 접해보기도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을 어떻게 지원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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