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 대가 크리스토, 개선문 작업앞두고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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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감싸는 예술로 명성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프랑스 파리의 퐁네프 다리 등을 천으로 감싸는 독특한 조형작업을 해온 세계적인 예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사진)가 84세 일기로 사망했다.

1일 CNN에 따르면 크리스토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바체프가 5월 31일 미국 뉴욕 자택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의 부인이자 예술적 동반자였던 부인 장클로드는 2009년 뇌동맥류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11년 후 아내 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그는 오래전 아내에게 한 ‘크리스토와 장클로드의 예술은 계속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까지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토는 오스트리아 빈의 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했고, 1958년 장클로드를 만나 함께 작업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공공건물 등을 천으로 감싸는 독특한 작업을 시작했는데, 1962년 베를린 장벽에 대한 반대의 표현으로 204개의 휘발유 통을 쌓아 파리의 비스콘티 거리를 막았던 것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 퐁네프 다리 전체를 천으로 감싸는 프로젝트도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1995년에는 베를린 국회의사당 프로젝트로 또다시 관심을 얻었다.

크리스토는 장클로드가 사망한 후에도 함께 구상했던 프로젝트들을 실현해갔다. 2016년 이탈리아 이세오 호수에 인공 부유물들을 띄우는 ‘떠 있는 부두’를 선보였고, 이 부두에는 27만 명이 다녀갔다. 2018년에는 영국 런던 서펜타인 호수에 7000개 이상의 석유드럼통을 설치해 만든 ‘런던 마스타바’를 선보였다. 그는 최근까지도 2021년에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전체를 천으로 감싸는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