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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02일(火)
고봉준령 기운 담은 색다른 진경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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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 고봉준령, 66×70×7, 철 폴리우레탄도색, 2011
미시령 옛길 정상에 오르면 위풍당당하게 동해를 굽어보고 있는 울산바위의 옆모습. 너새니얼 호손의 ‘큰바위얼굴’에 나옴 직한 웅장한 모습에 압도돼 숙연해진다. 이 땅의 고봉 준령들이 뿜어내는 힘찬 기운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겸재(謙齋) 이래 추구되는 진경산수의 핵심이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진경의 열매가 수확되고 있다. 조환의 판각 철조. 생소하기는 하나 과거의 나무 판각을 생각해 보면 색다른 확장으로 보인다. 선화(禪化) 느낌이 짙은 그의 철판 콜라주는 일찍이 한국 화가로서 두루 섭렵했던 콘텐츠들과 궤를 같이한다.

이 지점에서 재료와 공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근간을 이루는 내재적 질서가 읽힌다. 대상의 본질과 골격을 통찰해내는 골법용필(骨法用筆). 바로 기운생동의 방법론이다. 저 호방한 기상을 담은 단순 묵선(墨線)들만이 다가 아니다. 아취(雅趣)를 드리운 그림자도 한몫한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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