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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02일(火)
“갈림길마다 편치 않은 길 선택… 가치 있는 건 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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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은6(왼쪽)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LPGA 홈페이지
- 이정은6, 에세이 ‘아직 남은 나의 길’ LPGA 홈피 기고

어린 시절 쉬운 길 골랐다면…
내가 LPGA서 뛸 수 있었을까?

신인왕 영어 소감 3개월 연습
올 나의 영어 실력 더 좋아질 것
감사의 마음 정확히 전달하고파


이정은6(24)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홈페이지에 솔직하고 담담한 글을 올렸다.

2일 오전(한국시간) 실린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 지난해 LPGA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은6는 그동안의 골프인생, 장애를 지닌 아버지를 향한 애틋함 등을 차분하게 묘사했다. 이정은6는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트럭을 운전하셨는데 내가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으셨다”고 적었다. 이정은6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하며 이정은6를 뒷바라지했다.

이정은6는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수도, 인생을 포기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해 배우고 적응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다. 그 결정은 아버지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모습은 내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정은6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였고, 조금 더 커서는 또래들처럼 방황도 했다. 그때도 이정은6는 따듯한 부모의 사랑, 배려를 받았다. 이정은6는 “사춘기였던 12살에 골프가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나는 골프라는 운동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떠밀려 배우는 기분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3년 동안 골프를 쉬었고, 부모님은 이해하셨다. 부모님은 내가 행복해지기를 원하셨다”고 기억했다.

이정은6는 15살 때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티칭프로를 목표로 삼았다. 생계에 보탬이 되고 싶었기 때문. 그런데 예상치 않았던 기회가 찾아왔다. 이정은6는 “17살이 됐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서울의 유명한 감독님께서 학교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골프 아카데미의 기숙사에 들어오겠냐고 제안하셨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갈림길이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신 아버지와 멀리 떨어지기 싫었다. 사실, 나는 좀 무서웠다. ‘내가 그곳에서 훈련할 만큼 충분한 실력일까?’ ‘서울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까?’ ‘향수병에 걸리지나 않을까?’ 등등 걱정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민하던 이정은6는 변화를 선택했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정은6는 “두렵긴 했지만 움직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전환점이었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순천에서 벗어나 부모님과 떨어져 새로운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공부와 훈련을 할 수 있을 만큼 단련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전보다 골프 실력도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정은6는 골프아카데미로 옮긴 뒤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프로가 됐다. 이정은6는 “원래 계획이었다면 19살쯤, 모든 것이 편안하고 친숙한 우리 집 근처에서 티칭프로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선택의 결과, 나는 내가 6번째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투어 선수가 됐다. 거기서 내 이름 끝에 있는 숫자 6이 유래됐다”고 적었다. 이정은6에게 6은 행운의 숫자. 이정은6는 “나를 남들과 다르게 만들어 주었고, 행운의 숫자라고 생각했던 ‘6’을 지키기로 했고 모든 사람이 내 이름 뒤의 숫자에 대해 궁금해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갈림길은 LPGA투어 진출. 이정은6는 “내 인생의 또 다른 갈림길과 마주했다. 한국에 머물면서 KLPGA 대회에서 우승하고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경기하며 가족과 함께 음식이나 교통, 환전, 시간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아니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도전하기 위해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단체인 LPGA의 퀄리파잉스쿨에 갈 수도 있었다. 나는 골프가 아닌 다른 모든 것에 대해 긴장되고 조금은 두려웠다”고 기억했다.

이정은6는 LPGA투어에 진출, 지난해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롤렉스 어워즈 신인상 수상 연설을 떠올렸다. 이정은6는 “투어를 시작한 당시부터 낯설고 이국적이었던 영어 단어와 구절을 외우며 3개월 동안 연설문을 연습했다. 내게는 그 연설을 영어로 해서, 청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나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는 것이 중요했다. 모든 연설을 마친 후, 압도될 만큼 큰 박수를 받았다. 눈물 나는 순간이었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올해는 내 영어 실력이 더 좋아질 것이다. 다시 우승할 때는 바라건대 정확한 표현으로 나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은6는 뒤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준비했다. 이정은6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쉽거나 편하진 않았다. 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 이제 24살밖에 되지 않은 내가 오래전에 배운 교훈이다”라며 글을 마쳤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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