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만 의존한 개혁 성공 못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호영(오른쪽)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선규 기자

전문가 “巨與 독주 견제 위해
‘강한 野黨’의 모습 보여줘야”

‘파괴적 혁신’을 앞세워 강도 높은 보수 및 당 개혁을 추진 중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파격 행보가 논란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플레이에 의존한 개혁은 절차적 정당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뒤집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77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당이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수 혁신이든 당 개혁이든 목표는 민주당에 맞설 수 있는 강한 야당이자, 실력을 갖춘 수권정당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당 한 재선 의원은 5일 “원내 지도부는 제3차 추경의 재원 문제를 지적하는데 김 위원장이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며 “추경 심사에 있어 야당의 동력 손실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1차 추경에 대한 정부와 여당 대응에 대해 오히려 “안일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면서 실제 여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확연히 줄고 있다. 한 전문가는 “여당보다 더 진취적인 자세를 취하라는 주문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한 채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의제 선점을 통해 당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절차적 정당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 보수하지 말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이미 당내 주요 인사들은 “보수 가치가 잘못된 게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의 근간인 정강·정책 변경을 추진하는 데 논의나 의견 수렴 과정이 없다면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뒤집어질 수도 있다”며 “동의·합의의 과정이 수반되면서 비대위에 힘이 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