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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10일(水)
‘자녀 체벌 금지’ 民法에 못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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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여성이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제915조 체벌허용 오인 소지에
법무부, 부모 징계권 삭제 추진


법무부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아동 학대 사망 사건 등을 막기 위해 아동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1958년 민법이 제정된 이래로 부모의 징계권을 인정한 민법 관련 조항을 손보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체벌을 훈육 수단으로 여겨 온 유교적인 인식과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통념 및 관련 제도에도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법 개정이 가정교육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법무부는 10일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민법 제915조의 자녀 징계권을 삭제하고 체벌 금지 법제화를 내용으로 한 민법 일부개정 법률안 발의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법무부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른 조치로, 지난 4월 이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법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법무부는 “징계권은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과 정도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그 범위에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다만, 현행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음이 지적돼왔다”며 추진 취지를 밝혔다.

민법 915조는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간 아동 단체에서는 해당 조항의 ‘징계권’이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체벌권’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해당 조항의 징계권 해석에 따라 친권자가 아동을 체벌할 경우 감경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는 ‘면죄부’가 되기도 했다.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하면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지만, 친권자의 체벌인 경우 민법 915조가 참작 근거가 된 것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법 조항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을 ‘체벌허용국가’로 분류해왔다.

법무부는 오는 12일 세이브더칠드런,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과 관계기관 간담회를 갖고 아동인권 전문가 및 청소년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이후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구체적인 개정시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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