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햇빛에 무방비 노출 땐 나도 모르는 새 ‘눈 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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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온 여름 광각막염 주의보

자외선에 오랜 시간 맨눈 활동
처음엔 무증상, 반나절 뒤 충혈
방치땐 세균 감염·실명 가능성

일상 생활에도 선글라스 착용
가을까지 자외선 노출 조심을

여름휴가를 못 떠나도 여름은 찾아온다. 올해는 특히 6월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유독 ‘센 놈’이 올 조짐이 벌써 보인다. 폭염의 여름과 함께 강렬한 태양 빛도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취소해버린 여행지가 아닌 도심에서도 햇빛은 따갑다. 열사병 등 각종 온열 질환과 함께 두 눈이 화끈거리는 ‘광각막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광각막염은 쉽게 말해 각막의 화상이다. 강렬한 자외선에 맨눈을 무방비로 노출한 채 일정 시간 이상 활동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화상을 입는 순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상처를 입은 시점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반나절 정도 지나면 마치 모래가 들어간 듯이 눈이 따가워지기 시작한다. 통증과 함께 눈 시림, 충혈, 눈물 분비가 심해지고 시야가 흐려지게 된다.

화상 발생 시점과 증상이 느껴지는 시점 사이에 다소 시차가 존재해 외출 후 귀가한 뒤에야 눈이 따가워지는 등의 상황으로 인해 곧장 광각막염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해가 비치지 않는 곳에 있더라도 외출 장소 등을 떠올려보면서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광각막염을 방치하면 손상된 각막을 통해 2차로 세균감염이 진행될 위험이 생긴다. 그대로 두면 심할 경우, 시력을 잃는 실명 위기까지 간다. 황반변성, 백내장 등 다른 위험한 합병증도 유발하기 때문에 광각막염 증상이 의심된다면 곧장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 사용은 광각막염에 치명상을 더해준다. 인공눈물 투입은 일시적 증상 완화에 도움은 된다. 본격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대체로 항생제와 소염제를 써야 한다.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안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막상피 재생을 위해 안연고를 바를 수도 있다.

광각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구의 자외선 노출차단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 자외선이 강렬한 한낮에 활동을 자제하면 좋지만, 직업 특성 등의 이유로 야외 노출을 피할 수 없는 경우, 선글라스를 필수품으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선글라스를 일상적으로 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민망할 수도 있지만 눈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선글라스는 코팅이 어두울수록 자외선이 잘 차단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선글라스의 색과 자외선 차단율은 직결되지 않는다. 가시광선과 별개로 자외선 차단용 코팅은 투명하기 때문에 선글라스의 색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제품에 표기된 자외선 차단율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또 자외선 차단 코팅이 잘 벗겨지는 편이기 때문에 1∼2년 정도 선글라스를 사용한 뒤라면 안경원 등에서 확인해보고 필요하다면 교체해야 한다.

자외선 노출 관리는 의외로 가을까지 계속돼야 한다. 태양고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외선 수치는 고도가 높은 5∼8월에 가장 높아지지만, 고도가 낮아진 가을에는 오히려 인체의 눈높이에 맞춰 안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매일 날씨와 함께 그날의 자외선 수치를 확인하며 그에 맞게 대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