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클래식>지구촌 분쟁지역 찾아 평화의 선율… 현존 최고의 첼리스트 ‘요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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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때 케네디대통령 초청 연주
무대서 한번도 미소 잃지 않아
150분간 휴식없이 공연하기도

“분열된 세상을 바흐가 구원할 것.”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요요마(65)의 말이다. 요요마는 2018년과 2019년 2년에 걸쳐 전 세계 6개 대륙, 36개의 도시에서 바흐의 곡을 연주했다. 그가 연주한 작품은 바흐의 첼로 모음곡 6곡 전곡으로 연주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이다. 무대 위에는 피아노 한 대 없이 요요마와 그의 첼로뿐이고 연주는 150분간 중간 휴식 없이 이어진다. 구도자의 순례와도 같은 이 대장정의 프로젝트는 요요마의 철학과 믿음에서 비롯됐다. 하버드대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기도 한 그는 역사, 국제 정세,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며 지구 곳곳의 문제점들을 지적해 왔다. 문화의 일은 장벽을 쌓는 것이 아닌 다리로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전 세계 곳곳에서 바흐의 음악을 듣게 된다면 우리 사회에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이라 말하곤 한다.

요요마는 공연 도시 또한 세심하게 선택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기독교 지역과 이슬람 지역을 나누는, 총탄이 날아다녀 사람이 다니지 않아 수풀로 무성해진 ‘그린 라인’에서 연주하는가 하면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대인 텍사스 러레이도에서 연주하며 미국의 난민 정책을 비판한다. 사람 간 장벽을 허물고 대신 문화의 다리를 놓자는 메시지를 연주를 통해 전하는 것이다. 공연 장소 역시 훌륭한 음향을 디자인할 수 있는 콘서트홀을 포기했다. 더 많은 사람이 값싸게 바흐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야외 공연장이나 축제장, 공원을 주로 선택했다. 60대 중반,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의 이러한 행보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큰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평화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을지에 관한 깨우침과 울림을 주기도 한다.

요요마는 21세기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요요마는 4세부터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비올라와 첼로를 잇달아 배웠고 6세에 이미 데뷔 리사이틀을 연 음악 신동이었다. 요요마의 천재적인 음악성에 반한 세계적인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 요요마를 출연시켜 그를 세상에 알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겨우 7세의 요요마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연주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후 요요마는 지금까지 총 8명의 미국 대통령을 위해 초청 연주를 했다. 아이작 스턴과 카네기 홀에서 함께 연주하는 등 어린 나이부터 미국 전역에 신동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는 지금까지 90개가 넘는 앨범을 녹음했으며, 1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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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한 지 60년이 됐지만 그는 무대에서 단 한 번도 미소를 잃었던 적이 없다. 그의 온화한 얼굴과 미소에 답이 있지 않을까. 음악으로 세상의 다리가 되고 그 다리를 건너 가장 먼저 달려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변할 수 있다는 뚜렷한 믿음. 요요마의 미소는 그러한 믿음의 뿌리 위에 있을 것이다.

안우성 클래식 월담 대표

[ 오늘의 추천곡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의 구약성서’라 불리는 곡이다.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파르티타(Sonatas & Partitas for Solo Violin, BWV1001-1006)와 함께 독주 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요요마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세 번에 걸쳐 녹음했다. 첫 번째는 그의 나이 28세에, 두 번째는 43세에 그리고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녹음이라는 말을 남기며 2018년에 리코딩 했다. 이 곡은 첼로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모든 면에 있어 뛰어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