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니 “文측근들, 왜 불법·반칙에 눈 감는 사람들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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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차명계좌 의혹 폭로 김하니씨… 얼굴 드러내고 공개 질의

“尹이 나를 백원우 인턴 등록
차명계좌로 545만원 받게해
백 의원실은 가본적도 없다
난 지금도 노무현 재단 후원”

“문제를 제기했지만 ‘허위 인턴 의혹’으로 상처받고 분노하는 청년들에게 180석 거대 여당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네요. 그들이 이제는 정말로 불법과 반칙에도 눈 감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17일 오전 김하니(35·사진·시사저널 제공) 씨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1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 기획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별도의 차명계좌를 운용하고 허위 국회 인턴 근무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은 최근 노무현 정신이 일부 여권 인사들에 의해 변질돼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김 씨의 ‘양심선언’ 때문이었다. 이날 본인의 얼굴을 지면을 통해 드러낸 김 씨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갖고 국회의원 신분인 윤 의원이 직접 의혹을 해명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씨는 최근 시사저널과도 인터뷰를 가졌다.

김 씨는 당시 미래연의 인턴연구원이자 회계 담당자로 근무했다. 미래연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인 2008년 설립돼 친노(親盧) 인사들이 주축이 돼 운영한 싱크탱크로 현 여권의 핵심 인사 상당수가 거쳐 간 곳이다. 특히 당시 미래연이 운영하던 ‘노무현정책학교’는 정치 입문을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비를 받고 친노 인사들의 강연을 제공했다. 대표적인 수강생으로는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있었고 주요 강연자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나섰다. 미래연 의혹의 핵심은 2011년 기획실장으로 부임한 윤건영 의원이 김 씨에게 미래연 법인통장이 아닌 김 씨 명의의 별도 계좌를 만들 것을 지시했고, 김 씨를 당시 백원우 의원실 인턴으로 허위 등록시켜 국회 사무처로부터 5개월 동안 총 545만 원을 월급으로 받아갔다는 것이다. 김 씨는 “백 의원실에는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오래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김 씨는 “대학생 시절 미래연에서 봉사활동을 자주해온 인연으로 일하게 됐다”며 “지금도 노무현 재단의 후원회원”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제 정치권의 친노 세력은 ‘노무현’을 좇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의 이름과 명성만을 좇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일부 언론이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 미래연의 허위용역·차명계좌·허위인턴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은 “기억이 자세히 나지 않는다”는 짧은 입장만 내놓았다. 검찰은 이와 관련, 윤 의원 등의 차명계좌 및 국회 허위 인턴 등록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이계한)는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윤 의원을 횡령 혐의로, 백 전 의원을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