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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17일(水)
청년이 분노해야 할 고용재앙과 국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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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지난 5월 실업자에게 지급하는 구직급여 신청자 중 29세 이하 청년이 전년 대비 38%나 급증한 2만500명이라고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연령층에서 구직급여 신청자가 늘었으나, 특히 20대의 증가와 비중이 두드러진다. 주로 20대가 찾는 신규 채용 시장의 구인 규모도 크게 줄었다. 통계청 고용동향에서 주당 취업시간 36시간 미만의 추가 취업 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까지 고려한 확장 실업률인 체감실업률은 2016년 11.0%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부터 매년 높아져 지난 5월에는 14.5%가 됐다. 청년층에 국한하면 체감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26.3%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증폭시켰겠으나 청년실업 문제는 시장을 존중하지 않는 소득주도성장 도입 때 예견됐다. 최저임금 단기간 급등과 획일적 주 52시간 근무제는 즉각 일자리를 위협했다. 임금 상승을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면 모두 소비자 부담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많은 한계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는 일자리를 줄이며 버티거나 사업 포기로 일자리를 없앤다. 기계화·자동화와 해외 공장 이전으로 대응해도 일자리는 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률이 높아져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는 역설은 중장년 단기 공공일자리로 가린다고 해도 청년실업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경제성장, 노동가능인구, 물가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는 반(反)시장적 임금 인상은 부작용이 필연적이다. 소주성이 막히자 정부는 예산을 벤처기업에 투입하는 혁신성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고정 틀을 벗기는 규제·노동 개혁은 빠져 있어 청년실업 문제는 여전하다.

‘성장’을 떼고 ‘포용경제’에 이어 ‘평등경제’로 프레임을 바꿔 정치적 색깔을 입히더라도 내용은 그대로다. 이미지와 슬로건은 있으나 형상과 쓰임새가 없는 광고와 같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여전히 확장 재정을 통한 소주성의 강화를 내세운다. 3차 추경안의 고용노동부 소관 예산은 절반 이상이 구직급여이고, 나머지도 대부분 단기 일자리 확충으로 메워졌다. 비어가는 고용보험기금을 방어하기 위해 세금을 퍼다 쓰는 정책이 고작이다. 신규 고용 확대를 위한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와 임금·정년 이슈를 규제개혁에 담아내려는 정부의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청년들이 마주칠 미래는 암울하다. 건강보험기금과 고용보험기금은 줄어들고 있고, 국민연금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본소득이나 전국민고용보험과 같이 재원 마련이 어렵고 결국 청년들의 부채가 되는 정책만 난무한다. 고용절벽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세금으로 부채를 갚아야 하고, 기득권자인 중장년층을 부양해야 하며, 그다음 세대에 더 큰 부담을 안겨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청년의 분노는 임계치를 향해 치달을 것이다.

한국판 뉴딜은 그린뉴딜이 되든 디지털뉴딜이 되든 혁신과 성장의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 청년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고용 창출과 산업구조 재편을 위한 노동정책 개혁을 외면한 임시방편의 일자리로는 점증하는 청년들 분노를 잠재우기 어렵다. 청년 고용에 가장 위협적인 기득권 세력에 유리한 노동·복지 제도를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글로벌 개방경제에서 자본주의 작동 원리와 인과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부디, 과거 청산에 들이는 정성의 일부만이라도 청년과 미래세대의 불안에 공감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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