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印尼서 한달살기 하다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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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28)·찌아(여·26) 부부

저(김건우)는 결혼식 이틀 전까지 정말이지 그렇게 엄숙한 결혼식을 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찌아를 만난 건 제가 한 달 살기를 하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였습니다. 한 친구가 언어 교환 앱을 소개해 줬습니다. 현지 친구들을 사귀면 재밌지 않겠냐면서요. 결론적으로 저는 그 앱을 통해 제 반쪽, 찌아를 만나게 됐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찌아를 처음 만난 날 대화가 끊기질 않았어요. 마치 십년지기 친구를 만난 것처럼 정말 재밌게 놀았죠. 그날 이후로 저는 매일같이 찌아와 놀러 다녔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제가 한국에 돌아가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다시 올 거냐고 묻는 찌아에게 저는 그 자리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표를 끊어 제 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돌아갔을 때, 저는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았어요. 2000원짜리 식사를 둘이 나눠 먹을 정도로 허리끈을 졸라맨 채 데이트를 했죠. 하지만 찌아는 이 모든 시간이 행복하다고 해줬죠. 이런 찌아 덕에 저는 결혼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또 제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찌아에게 결혼에 대해 물었어요. 며칠 뒤 찌아가 요즘 결혼하려는 사람이 많아 이틀 뒤에 결혼식을 해도 괜찮겠냐고 묻더라고요.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는데요! 알고 봤더니 인도네시아에서는 결혼식과 연회가 분리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종교청에서 하는 결혼식은 우리나라 혼인신고 개념으로 약소하게 진행되더라고요. 연회는 안 했지만 결혼한 부부가 됐습니다. 나중에 한국 가족들, 찌아의 가족 친지들을 다 불러 모아 성대한 결혼 연회를 베풀고 싶어요. 앞으로도 찌아와 함께 행복하게 저희만의 꿈을 좇아가고자 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