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찰, 런던공원 흉기난동 용의자 테러 연계 수사

정보국이 용의자 행적 주목하자
경찰도 테러법 위반 혐의 체포
獨 슈투트가르트선 청년 폭동

영국 경찰이 지난 20일 공원에서 흉기를 든 괴한에 의해 3명이 사망한 사건이 테러와 연계돼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다국적 청년들이 경찰에 대항해 내전을 연상케 하는 대규모 폭동을 일으키면서 유럽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21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국내정보국(M15)은 지난 20일 오후 7시쯤 잉글랜드 버크셔주 레딩의 도심에 위치한 포베리 가든 공원에서 흉기로 시민 3명을 살해하고 다른 3명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리비아 출신의 카이리 사달라(25)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있다. M15는 그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외여행을 열망해 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지난해부터 사달라를 주목하고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그를 잡아들였다가 테러법 41조 위반 혐의로 다시 체포했다. 당초 이 사건을 테러로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던 경찰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수사 지휘도 반(反)테러국으로 이관했다.

사달라는 리비아 내전 후 런던으로 망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가디언은 “사달라의 가까운 친척 중 한 명이 내전 도중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맞서 싸웠고 영국에 도착해서는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억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달라 친척의 지인은 “사람들은 그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지만, 그는 조용한 삶을 원할 뿐이었다”고 증언했다. 사달라에 대해서도 “내전 당시엔 그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직접 싸우진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달라의 친구 역시 BBC에 “그는 정상적이고, 진실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그가 ‘외로운 늑대’(조직원이 아닌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전방위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이 ‘심각’(severe)에서 ‘상당’(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낮아진 이후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형 사건은 3차례나 있었다. 이들 중 2건이 외로운 늑대에 의해 자행됐다.

한편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에선 수백 명의 청년이 밤새 폭동을 일으켜 19명의 경찰관이 다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경찰이 한 17세 독일인 남성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검문하자 광장을 배회하던 군중이 모여들어 경찰에 돌과 병을 던지고 막대기로 경찰차의 창문을 깼다. 사민당 지역 하원의원인 사샤 바인더는 진압하는 데 4시간 30분이 소요된 이 사태를 두고 “내전 같은 장면이었다”고 묘사했다. 경찰은 관련 인사 20명을 체포했으며, 폭도들이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등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됐음을 파악하고 추적 중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