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의 보안시스템 극비 시설인지 의심”

방사청 감사관실 감사 결과
퇴직 20여명 기밀 무단반출
UAE 출국 2명 警수사 의뢰

국산 무기 개발을 주관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보안검색대와 보안요원이 없고, 얼굴 확인 없이 출입증만으로 출입통제를 하는 등 보안시스템이 극도로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청은 ADD 퇴직연구원들에 의한 군사 기밀 대량 유출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 “극비 사항을 다루는 국가기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밝혔다.

방사청 감사관실은 25일 ADD 퇴직 연구원 20여 명이 지난 수년간 1인당 수만∼수십만 건의 기밀 자료를 무단 반출한 사건에 대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방사청 감사관 관계자는 “방위산업기술보호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결과 ADD 자체 기술자료 유출예방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고, 국방기술 보호 업무 총괄 부서들의 퇴직자에 대한 자료 유출 방지 활동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또 2016년 1월∼2020년 4월 퇴직자 1079명과 재직자의 휴대용 저장매체 사용 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직원들이 대량의 휴대용 저장매체로 자료를 전송해 유출 정황이 있고, 아랍에미리트(UAE) 등 외국으로 출국한 2명에 대해서는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ADD는 출입자 기술자료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검색대 및 보안요원을 운용하지 않아 휴대용 저장매체 및 출력물의 무단 반출이 용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얼굴 확인 없이 출입증을 통해서만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출입증 복제 시 외부인에 의한 무단침입이 가능하며 개인차량에 대한 보안검색도 제한적으로 수행돼 보안시스템이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DD는 2006년 9월 자료 무단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파일을 자동으로 암호화하는 문서암호화체계(DRM)를 도입했으나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아 엑셀·도면·소스코드 등 중요 파일에는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연구소 내 통합 전산망에서 분리된 연구시험용 PC 중 4278대(62%)가 정보유출방지시스템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