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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지적 문화 시점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29일(月)
‘#살아있다’ ‘반도’…K-좀비 디테일 ‘춤’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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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살아있다’ 현대무용 응용

- 벨기에 최고 무용단 출신 예효승
변신단계마다 관절꺾기 속도 조절
신체언어 초점맞춰 안무하듯 지도

■ 영화 ‘반도’ 본 브레이킹 댄스 접목

- 본 브레이킹 댄스 전문가 전영
CG로 착각할 만한 四足보행 압권
뼈 부수듯 격렬한 동작 직접 출연


유아인·박신혜가 주연한 좀비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개봉 닷새간 약 10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했던 극장가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일상을 위협하는 가운데 ‘#살아있다’가 의미 있는 흥행을 올린 원동력은 아무래도 좀비 액션에 관한 관객의 기대가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침 ‘#살아있다’에 이어 7월 15일엔 또 하나의 좀비 액션 ‘반도’(감독 연상호)도 개봉한다. ‘부산행’(2016)과 ‘킹덤’(2019)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한국형 좀비(K-좀비)가 과연 어떻게 탄생했고, 진화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살아있다 : 예효승의 현대무용

‘부산행’에서 선보인 K-좀비의 가장 큰 특징은 스피드였다. 목표를 향해 쓰나미처럼 돌진하는 모습이 소름 끼칠 정도의 짜릿함을 선사했다. ‘#살아있다’의 좀비도 빠르다. 유아인과 박신혜가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아파트 앞 광장을 가로지를 때 무서운 속도로 공격한다. 금방이라도 물릴 것 같아 긴장과 스릴이 넘친다. 그러나 섬세한 면에서도 또 한 단계 진화했다. 도입부에서 여성 경찰관이 좀비들로부터 쫓기다 물린 후 좀비로 변하는 장면은 끔찍하면서도 세밀하다. 기괴하게 몸을 꺾고, 눈동자가 초점 없이 흐릿해지는데도 뭔가 기억을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이 담겨 있다. 좀비로 변했지만 사람일 때의 직업적 성향과 생활 습관이 남아 있다는 설정에서 비롯한다. 좀비로 변하면 인간의 의식 없이 오로지 몸으로만 반응하던 것과 다르다.

이런 디테일은 ‘#살아있다’의 좀비 액션을 담당한 예효승 안무가의 터치에서 나왔다. 예 안무가는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벨기에 최고의 세드라베 무용단, 프랑스의 캐럴린 칼슨 아틀리에 드 파리 무용단, 캐나다 밴쿠버 무용단 등을 거쳐 현재 블루포에트DT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통 현대무용 전문가인데 알고 지내던 유아인의 추천으로 처음 참여했다. 예 안무가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영화 첫 장면에 등장하는 좀비였다. 아파트에 고립된 유아인이 이 좀비의 변신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영화 속 좀비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예 안무가는 콘티를 받아 동작을 실연하면서 셀프 촬영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수정과 보완, 연기자와의 1 대 1 훈련을 통해 장면을 완성했다. 그는 “좀비가 변신하는 단계를 초·중·말기로 설정하고 각 단계에 따라 관절 꺾기나 속도를 조절했다”며 “말기에 가서는 어떤 형식을 벗어나는 행위로 변주를 줬다”고 말했다.

좀비 연기자가 수십 명이 있었으나 예 안무가는 특히 카메라에 클로즈업되는 감염자 10명을 집중 지도했다. 그는 “몸무게가 200㎏ 가까이 되는 뚱뚱한 몸집의 좀비 연기자도 나오는데 체형상 몸을 꺾는 동작 같은 게 어려워 그보다는 호흡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연기자들이 소화하기 힘든 고난도 액션에선 예 안무가가 직접 출연했다. 몸이 클로즈업되는 장면, 실루엣 장면에서 예 안무가와 이재영 조 안무가가 ‘열연’했다. 예 안무가는 “최근 현대무용에서는 과격한 피지컬 움직임이 많은 편인데 이 부분을 응용했다. 좀비 연기자들과 촬영 몇 개월 전부터 만나 동작을 훈련했고, 주제를 제시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이 되도록 했다”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어떻게 신체 언어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반도 : 전영의 본 브레이킹

‘반도’는 아직 베일을 벗기 전이다. 하지만 ‘부산행’의 연 감독이 4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라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16일 예고편이 공개됐을 뿐인데 1주일 만에 누적 조회 수 1000만 건을 훌쩍 넘었다. 해외 팬들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 크고 거칠어졌다” “극장에 갈 이유가 생겼다”며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좀비와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이다. 예고편 등을 살펴본 바로는, 우선 빛과 소리에 더 민감해진 좀비들이 눈에 띈다. 생존자들이 자취를 감춘 땅에서 4년을 굶주린 좀비들은 아주 미세한 소리에도 더 민감해지고 반응 속도도 더 빨라졌다. 또한 총기류에 의한 공격을 피하기 위해 특징적으로 움직이고, 사족(四足)보행을 하며, 불에 타 서로 몸이 엉킨 채 달려들기도 한다.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이다.

이런 액션은 전영 안무가가 담당했다. 전 안무가는 ‘부산행’과 ‘킹덤’의 좀비 연기를 지도했던 베테랑이다. 그는 ‘본 브레이킹(Bone Breaking)’이라는 댄스 전문가로, ‘본 브레이킹 센티피즈(Centipedes)’ 팀을 이끌고 있다. 센티피즈는 지네라는 뜻이다. ‘본 브레이킹’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지역의 흑인들이 처음 선보인 장르다. 말 그대로 뼈를 부수는 듯한 격렬한 몸짓을 특징으로 한다. 팔을 뒤로 꺾는 ‘데드암’과 ‘엑스’ 동작은 일반인이 도저히 흉내 내기 힘든 고난도 동작이다. 전 안무가는 “할리우드의 ‘월드워Z’ 때부터 해외 영화의 좀비는 주로 컴퓨터그래픽(CG)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연기자가 직접 몸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며 “‘본 브레이킹’ 장르를 좀비 동작에 섞었더니 오히려 CG인 줄 착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도’에는 이번에 40∼45명의 좀비 연기자가 출연했다. 그러나 ‘부산행’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패밀리’들이라 당시 석 달 걸렸던 트레이닝 기간이 이번엔 되레 줄었다. 전 안무가 역시 난도 높은 액션 장면엔 직접 출연했다. ‘반도’에선 사족보행 좀비 역을 소화했다. 그는 “개들처럼 네 발로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한 발 한 발 박자에 맞춰 연습해야 했다”고 밝혔다. 사족보행 좀비는 ‘반도’ 제작진이 여러 좀비 중 ‘백미(白眉)’로 꼽는 캐릭터다.

영화 전문 매체 로튼 토마토는 ‘반도’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실어 이 같은 관심을 반영했다. 로튼 토마토의 평가는 이렇다. “‘반도’는 좀비 호러를 넘어 포스트-아포칼립스(종말 이후) 액션이 될 것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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