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7.7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국회·정당
[정치] Leadership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29일(月)
친정 압박에도 직권상정 거부 ‘꼿꼿한 의회주의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왼쪽부터)

■ 소신 지킨 이만섭·정의화 前 국회의장

李, YS시절 ‘날치기’ 거부하고 與野 만장일치로 통과
“한번은 與, 한번은 野, 한번은 국민 보고 땅땅땅” 소신

鄭, 靑정무수석 설득에도 선진화법 들어 직권상정 거부

김원기·김형오·정세균·문희상 前의장은 與 요구 수용
입법부 독립 논란 야기·정쟁 악화 등 원인 제공하기도


지난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가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院)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한 달 가까이 지속하고 있다. 여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주목받는 사람이 국회의장이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최 여부부터 안건 상정, 법안 부의 및 처리까지 국회 운영 전반에 있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국회의장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는 대의기관인 국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킬 의무도 갖고 있다. 하지만 31명의 역대 국회의장 중 상당수는 국회의 독립성을 수호하기보다 권력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1대 국회는 의석 300석 중 여당인 민주당이 176석을 차지한 ‘거여(巨與)’ 국회다. 지난 4·15 총선에서 야당인 통합당이 궤멸에 가까운 참패를 당하며 국회의 무게중심은 거여로 완전히 기울었다. 국회의 견제와 감시가 없는 행정권력의 독주와 독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의장의 책무와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난 그런 거 안 합니다!”=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4대 국회와 16대 전반기 등 국회의장을 두 번 지냈다. 언론인 출신인 이 전 의장은 꼿꼿하기로 유명했다. 1993년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새해 예산안과 정당법, 안기부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김영삼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법안 처리를 요구받았다. 여당이었던 민주자유당도 이 전 의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난 그런 거 안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거부했다. 소위 ‘날치기 처리’는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 전 의장은 대신 여야 합의를 끌어내며 예산안은 표결 처리하고 나머지 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특유의 꼿꼿함은 김대중 정부에서도 빛을 발했다. 2000년 16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이 전 의장은 취임사에서 “나는 의사봉을 칠 때 한 번은 여당을 보고, 한 번은 야당을 보며, 마지막 한 번은 방청석을 통해 국민을 바라보면서 ‘양심의 의사봉’을 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16대 국회 초기 화두는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의 교섭단체 달성 여부였다. 자민련은 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17석을 확보,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에 3석이 모자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의 연합으로 대권을 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자민련을 돕기 위해 교섭단체 구성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해 운영위원회에서 날치기 처리했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본회의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날치기를 안 하는 것도 좋으나 법대로 표결해서 다수결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지만, 이 전 의장은 “국회 문제는 알아서 하겠다”고 받아쳤다고 전해진다. 2002년 의장 중립성 강화를 목표로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무소속 국회의장’이라는 타이틀도 보유한 이 전 의장은 현안마다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  박병석 국회의장

19대 후반기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정 전 의장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 및 여당인 새누리당과 노동 5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 “직권상정할 수 없다”고 버티며 화제가 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현기환 정무수석을 국회로 보내 정 전 의장을 설득하는가 하면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 전체 서명을 받아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등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해본 결과 국회선진화법에선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직권상정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선진화법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교섭단체가 합의한 경우 등으로 직권상정 요건을 제한하고 있다. 정 전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현 경제 상황을 직권상정이 가능한 비상사태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정 전 의장은 여당 의원으로부터 거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일각에선 그가 퇴임 후 대선 출마 등을 고려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은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본업(의사)으로 돌아갔다.

◇국회의장 독단은 정국 파행 원인=반대로 국회의장이 독단적으로 정부와 여당의 요구를 수용했던 사례도 많다. 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이었던 김원기 전 의장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해 강행 처리했다. 152석 거대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김 전 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18대 총선에서 패배했다.

18대 국회에서도 비극은 계속됐다. 전반기를 이끌었던 김형오 전 의장은 역대 최다인 네 차례 직권상정을 강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예산안과 부수 법안 처리 등을 직권상정하면서 야당으로부터 “사기꾼”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윤리위원회에 제소까지 당했다. 여당의 금산분리(금융과 산업 분리) 완화와 미디어법 처리 요구도 수용했다. 18대 후반기 박희태 전 의장 또한 날치기 예산 처리로 당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바지 의장”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20대 국회에선 문희상 전 의장이 예산안 부수 법안을 먼저 처리하던 관행을 깨고 안건 상정 순서를 바꿔 정부 예산안을 먼저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으며 야당에 충분한 토론 시간을 부여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처리를 놓고도 극심한 대치 상황을 자초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여야 협의 없이 상정해 물의를 빚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mail 손우성 기자 / 정치부  손우성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2012년 이후 요건 外 직권상정 불가…與·野 대치땐 되레 의장 영…
[ 많이 본 기사 ]
▶ 대검 “추미애, 尹수사지휘권 박탈은 위법”
▶ 유명 야구인 아들 수억대 사기행각…피해자 목숨 끊어
▶ 손예진, 할리우드 진출한다…이선균 합류도 관심
▶ “팀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단 식으로 말했다”
▶ 국내 코로나19, ‘전파력 6배’ GH그룹…“유럽-미국서 유입..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중학생 5명이 집단 폭행” 초등생 ..
‘콘돔 끼우기’ 시연하려던 남녀공학 교..
중국 네이멍구서 흑사병 환자 발생…..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나”… 빗발치..
‘검찰 장악’은 독재 완성의 길목
topnew_title
topnews_photo ‘검사장 회의’ 결론 총장 보고 “특임검사 등 중립수사 필요 총장 사퇴해야할 사안 아냐” 尹, 법무에 재지휘 요청할듯 법무부-檢 정면충..
ㄴ 대검 “검사장들은 특임검사 건의했다”…윤석열에 보고
ㄴ 尹 ‘위법지휘 수용불가’ 판단… 秋 ‘거부땐 尹징계절차’ 밟을듯
국내 코로나19, ‘전파력 6배’ GH그룹…“유럽-미국..
‘특임검사 필요’ 검사장 의견 공개한 윤석열…최종..
“팀닥터, 최숙현 자살하게 만들 수 있단 식으로 말..
line
special news 손예진, 할리우드 진출한다…이선균 합류도 관심
앤드루 니콜 신작 ‘크로스’ 세부 논의 중배우 손예진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소속사 엠에스팀엔터테인먼..

line
유명 야구인 아들 수억대 사기행각…피해자 목숨 ..
美송환 피한 손정우 1년2개월만에 석방…추가 처벌..
이해찬 “靑·政이 정책 결정뒤 요청하는 黨政협의 받..
photo_news
‘시네마천국’ ‘황야의 무법자’ 영화음악 거장 모..
photo_news
‘물리학자’에서 ‘헐크’로 변신한 디섐보, PGA ..
line
[전지적 문화 시점]
illust
‘블랙핑크 스타일’ 글로벌 名品이 되다
[자동차]
illust
잘 빠진 N라인 꿈꾼다… 현대車의 ‘고성능’ 승부수
topnew_title
number “중학생 5명이 집단 폭행” 초등생 신고…경..
‘콘돔 끼우기’ 시연하려던 남녀공학 교사 학..
중국 네이멍구서 흑사병 환자 발생…조기경..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나”… 빗발치는 문의
hot_photo
양키스 다나카, 스탠턴 강습 타구..
hot_photo
우혜림·신민철 웨딩마치…“예쁘게..
hot_photo
다저스 프라이스, 142억원 포기하..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