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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인세의 골프역사… 그 위대한 순간들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29일(月)
스튜어트, 1999년 US오픈서 미켈슨 꺾고 ‘마지막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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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 스튜어트가 1999년 US오픈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파퍼트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USGA 홈페이지 캡처

29세 신예 미켈슨과 치열한 접전
18홀 5.5m 퍼트 넣고 우승 차지
동상으로 남은 ‘주먹 세리머니’
넉달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


미국의 골프 영웅 중 유난히 1타에 울고 웃었던 선수가 있었다. 비행기 사고로 요절했던 페인 스튜어트다. 그는 1985년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에서 영국의 샌디 라일에게 1타 뒤져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1989년 PGA챔피언십에서는 1타 차로 마이크 리드(미국)를 꺾어 생애 첫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1년 US오픈에서는 월요일의 연장전에서 1타 차 승리, 처음으로 US오픈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튜어트의 1타 차 승부는 계속된다. 박세리가 맨발의 투혼을 벌이던 US여자오픈이 열리기 2주 전 열린 US오픈에서 스튜어트는 리 젠슨(미국)에게 1타 뒤져 승리를 놓쳤다. 그의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1999년 US오픈에서는 마지막 18홀에서 무려 5m가 넘는 퍼트를 성공, 필 미켈슨(미국)을 꺾고 다시 한 번 US오픈 트로피를 가슴에 안았다.

▲  이인세 골프역사칼럼니스트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넘버 2코스’ 클럽하우스 바로 앞에 스튜어트의 동상이 있다. 생전 모습 그대로의 복장에 마지막 18번 홀에서 5.5m 퍼트를 성공시키고 주먹을 불끈 내놓는 동작을 재현했다. 그는 사냥 모자 스타일의 플랩캡을 쓰고 바지는 늘 19세기 유행했던 니코보코 스타일을 고집했다.

스튜어트는 1989년 한 대회에서 톰 카이트(미국)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1타 차로 지자 톰 왓슨의 악수를 거부, ‘필드의 악동’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은 그런 그에게 더 열광했다. 10년 동안 5차례나 라이더컵에서 미국을 대표, 카리스마를 마음껏 발휘한 그를 미국인들은 열성적으로 따라다녔다. 사진기자들은 늘 그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1999년 스튜어트의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이 된 제99회 US오픈이 열린 파인허스트 골프장. 스튜어트는 이미 42세의 노장이었고, 29세의 팔팔한 미켈슨과 맞붙었다. 둘은 마지막 날 2개 홀을 남겨두고 공동선두였다. 파3였던 17번 홀에서 스튜어트는 티샷을 핀에서 2m 정도에 붙였다. 미켈슨도 그의 공 바로 옆에 보냈다. 먼저 스튜어트가 짜릿한 버디 퍼트로 1타 차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스튜어트의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떨어졌고, 미켈슨의 티샷은 페어웨이 한복판으로 떨어졌다. 스튜어트는 8번 아이언으로 레이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3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지만 5.5m의 파 퍼트를 남겨뒀다. 반면 미켈슨은 두 번째 샷을 핀 5m에 붙였다. 미켈슨이 먼저 버디 퍼트를 했지만 넣지 못했다. 그러나 스튜어트가 퍼트를 놓친다면 플레이오프 기회는 있었다. 다소 멀지만 파 세이브를 하면 우승이었고, 놓치면 연장전. 껌을 즐겨 씹던 스튜어트는 평소처럼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하지만 홀을 바라보는 눈은 예리했다. 그가 퍼트했고 공이 홀로 사라지자 갤러리는 환호했다. 스튜어트는 주먹을 쥔 채 소리를 질렀고 캐디가 달려가 그를 부둥켜안았다. 그의 US오픈 두 번째 우승, 생애 마지막 포효. 넉 달 후 스튜어트는 자가용 비행기로 텍사스의 대회장으로 날아가다 추락, 사망했다. 그의 사망을 두고 여러 억측이 나돌았다.

골프역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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