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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30일(火)
美 보수 대법원장, 이번엔 낙태권 제한 반대… 3번째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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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이민 문제 이어
진보진영 손 들어준 판결
“선례 따랐다” 별도로 설명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미국 대법원이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건 데 이어, 낙태 문제에서도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의 중심에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3차례 ‘반란’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낙태 진료소 숫자와 낙태 시술 의사 인원을 제한하는 루이지애나주의 낙태 의료시설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루이지애나 주의회는 2014년 임신중절 진료소를 반경 48㎞ 내에 하나만 둘 수 있도록 하고, 수술의가 ‘환자 입원 특권’을 보유해야 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번 소송은 임신중절 옹호론자들이 해당 법률은 낙태 권리를 제한한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이다. 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날 진보 성향의 판사들 쪽에 합류해 찬성 5명 대 반대 4명으로 루이지애나주의 법이 낙태 권리를 침해한다는 판결이 나오게 됐다.

다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반란’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진보 성향의 판사들과는 별도의 의견을 내고 본인의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기존 대법 판례에 따라 판단하는 ‘선례 구속의 원칙’을 지켰다”면서 “이 원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비슷한 사건들을 같게 취급할 것을 요구하며, 나는 텍사스주 사례를 따랐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합헌’ 의견을 냈던 텍사스주 낙태 제한법이 대법원에서 ‘위헌’으로 판결된 만큼, 그 선례를 지켰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이에 따라 로버츠 대법원장의 ‘반란’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개인적 신념보다는 절차와 선례에 따라 원칙주의적인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져 오는 11월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로버츠 대법원장이 계획한 보수적 법률 프로젝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유지하기 위해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보수 진영은 또다시 격분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감스러운 판결로, 대법원이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모두 평가절하했다”고 평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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