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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30대 시간강사입니다. 저는 늘 조바심이 나고 마음이 바쁩니다. 급한 일이 없는 날에도 규정 속도보다 10∼20㎞ 이상은 과속운전하고, 신호가 바뀌면 경주라도 하듯 가장 먼저 출발합니다. 때로는 스쿨존에서도 과속합니다.
친구가 전화통화를 길게 하거나 심지어 엘리베이터가 다른 층에 멈춰도 짜증이 납니다. 서두르지 말자고 다짐해도 그때뿐입니다.
A. 몸 느려지면 마음도 느려져…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을
▶▶ 솔루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현대인의 마음은 늘 분주합니다. 우리 중에 조급증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조급증이야말로 비만처럼 대표적인 문명병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내과 의사인 래리 도시는 많은 현대인이 ‘시간병(time-sickness)’을 앓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시간병이란 시간이 달아나고 있다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강박, 그리고 계속 나아가려면 가속 페달을 더욱 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강박적 마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즉, 현대인들은 바쁜 일이 없을 때조차 서둘러야 한다는 강박감을 떨쳐버리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적인 변화 이전에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은 깊이 연결돼 있기에 몸의 속도가 늦춰지면 마음의 속도도 느려집니다. 예부터 동양에서는 마음의 수양을 위해 ‘절선(節宣)’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서 ‘선(宣)’이란 ‘펴다’라는 뜻입니다. 즉, 절선이란 드러내는 것에 있어 강약을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스로 자기 행동의 강약을 조절하게 되면 몸과 마음을 제어하고 삶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절선의 훈련은 일상 활동에 의식적인 주의를 기울여 속도를 조절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대부분 느리게 하는 것이 어렵기에 의식적인 느림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하루에 50보 느리게 걷기, 하루에 한 끼는 천천히 씹기, 하루에 1분간 호흡의 전 과정에 집중해보기, 하루에 한 번은 이를 천천히 닦기, 가족과 통화할 때는 천천히 대화하기, 하루에 한 번은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고 앉기 등 일상 활동을 잠시 느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하나만 2주 이상 실천해보세요. 몸의 속도를 늦추면 마음의 속도 또한 느려집니다. 그리고 느림의 취미활동을 이어가면 더 좋습니다.
‘산책’ ‘명상’ ‘요리’ ‘요가’ ‘차 마시기’ ‘정원 가꾸기’ ‘붓글씨’ ‘뜨개질’ 등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느리게만 살아가자는 것은 아닙니다.
느림과 빠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삶의 속도를 조절해서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알맞은 자기 속도로 말이죠.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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