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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0년 07월 01일(水)
K 컬처에 대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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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장

지난주 1년 2개월 만에 공식 컴백한 그룹 블랙핑크가 또다시 K-팝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은 미국 등 아이튠즈 64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50’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다. K-팝 역대 최고 순위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팝 가수들의 단골 컴백 무대인 미국 NBC ‘더 투나이트 쇼 스타링 지미 팰런’ 출연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팰런쇼 영상은 동시 접속자 수가 무려 21만 명, 뮤직비디오는 공개 32시간 만에 1억 뷰를 달성했다. 진행자 지미 팰런은 블랙핑크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그룹”으로 소개했고, “하나의 현상(phenomenon)”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엄청난 글로벌한 인기를 끌며 ‘방탄소년단 다음은 블랙핑크일 것’이라는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이번에 미국 시장 등에서 확실한 ‘열광’을 받아낸 것이다.

‘블랙핑크 현상’은 이제 한국의 K-팝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2000년대 중반 ‘동방신기’ ‘빅뱅’ 등의 글로벌 팬덤과 함께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 2010년대 들어 빌보드 등에서 별도의 장르로 대접받은 K-팝이 방탄소년단으로 경이로운 정점을 찍었다면, 블랙핑크로 그 좁은 테두리를 넘어서야 할 때가 됐음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이 어마어마한 네트워크 팬덤을 보여준 새로운 문화 현상이라면, 블랙핑크는 패셔니스타·셀러브리티·명품 브랜드 등이 결합한 또 다른 글로벌 문화 현상이다. 전 세계 문화지형에서 상대적으로 주변부인 한국이 ‘팝’으로 세계를 ‘제패’했다는 인정 욕구를 충족시켜준 ‘K-팝’이 영광스럽긴 하지만 여기에는 기획사가 만든 상품, 자유롭지 못한 프로그램된 그룹이라는 이미지에, 어쨌든 모든 아티스트를 음악적 장르가 아니라 ‘K’라는 국가 아래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묘한 한계를 갖는다.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봉준호 장르’가 됐듯 방탄소년단이라는 장르, 블랙핑크라는 장르인 것이다. 물론 댄스 퍼포먼스가 강한 아이돌 그룹 정도로 요약되는 K-팝 스타일이 있지만, 앞으로 나올 더 다양하고, 자기만의 정체성을 가진 젊은 아티스트를 위해서도 그렇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언제부터인가 모든 문화에 무의식적으로 붙이는 이 ‘K’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볼 때가 됐다. 먼저, 한국문화를 칭하는 K-컬처가 있고 K-북, K-문학, K-애니, K-드라마, K-무비, K-발레, K-패션에 최근엔 드라마 ‘킹덤’의 세계적 인기와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개봉 예정작 ‘반도’가 맞물려 K-좀비도 등장했다. K는 한국의 모든 문화에 존재한다.

그런데 이들 K는 ‘한국의 K’지만 한국인이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가 아니다. 이는 글로벌시장에 나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해 큰돈을 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말이다. 돌아보면 ‘K’의 뿌리는 K-팝으로, 모든 문화 장르에서 K-팝 정도의 글로벌한 성공과 인정을 받겠다는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한국 아티스트, 한국 작가가 발신한 문화는 당연히 한국 문화이고, 한 국가의 문화적 브랜드, 부가가치는 언제나 중요하지만 모든 문화를 ‘K’라는 획일적인 단어로 소구시키기엔 우리 문화가 이제 너무 다양하다.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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